"구룡마을 개발은 하겠지만"…여전히 먼 서울시-강남구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2014.12.1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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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서울시 직원들 검찰고발 취소 못해"… 강남관광센터에 서울시 로고도 '거부'

 신연희 강남구청장과 문호상 서울시 미디어수석이 18일 오전 서울 시청 신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이건기 서울시 행정2부시장의 구룡마을 개발과 관련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서울시내 최대 규모의 무허가 판자촌인 구룡마을은 서울시와 강남구가 개발방식을 두고 갈등을 빚으면서 수년째 개발이 이뤄지지 못했으나 이날 기자회견에서 서울시는 구룡마을 도시개발사업을 땅값을 현금으로 모두 보상하는 ‘수용방식’으로 재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사진=뉴스1 신연희 강남구청장과 문호상 서울시 미디어수석이 18일 오전 서울 시청 신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이건기 서울시 행정2부시장의 구룡마을 개발과 관련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서울시내 최대 규모의 무허가 판자촌인 구룡마을은 서울시와 강남구가 개발방식을 두고 갈등을 빚으면서 수년째 개발이 이뤄지지 못했으나 이날 기자회견에서 서울시는 구룡마을 도시개발사업을 땅값을 현금으로 모두 보상하는 ‘수용방식’으로 재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사진=뉴스1


서울시가 강남구의 주장대로 100% 수용 방식으로 구룡마을 개발사업을 다시 추진하기로 했지만 양측의 심리적 거리는 여전하다. 강남구가 서울시 및 SH공사 직원들에 대한 고소·고발을 취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건기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18일 '구룡마을 비전 도시개발사업' 재추진 기자간담회에서 "수많은 명분들에도 불구하고 구룡마을 거주민의 생활 안전을 지키고 열악한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남구가 제시한 100% 수용 방식을 전격 받아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승적으로 '강남 방식'의 개발방향을 받아들였다는 서울시의 설명과 달리 이날 기자간담회는 예정대로 박원순 시장이 참석하는 대신 이건기 부시장이 발표를 대신했다. 신 구청장과 이 부시장이 나란히 공동 발표를 하는 대신 간담회 시간도 각각 1시간의 간격을 뒀다.

시 관계자는 "박 시장과 신 구청장이 구룡마을 개발 재추진을 함께 발표하는 자리가 되길 바랬지만 직원들에 대한 고소·고발을 취소하지 않겠다는 신 구청장의 입장이 강고했다"고 말했다.



이건기 부시장 역시 "관계 공무원들에 대한 고소·고발 문제를 말끔하게 정리하고 갔으면 하는게 서울시의 바람이었고 상식에 맞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받아들여지지 않은 게 유감"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월 강남구는 도시개발구역에 포함될 수 없는 땅이 개발구역에 포함된 점, 군부대와 협의없이 군사시설이 있는 땅을 개발구역에 편입해준 점 등을 들어 서울시 전·현직 공무원, SH공사 관계자 등 5명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강남구는 구룡마을 개발 재추진 합의와 서울시 및 SH공사 직원들에 대한 고소·고발은 별개라는 입장이다.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이전에 벌어진 불법부당 등 각종의혹에 대해선 검찰이 명백히 밝혀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그동안 일부 환지방식의 개발을 주장한 서울시 관계공무원들도 향후 구룡마을 개발업무에서 배제시킬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신 구청장은 "원만한 사업추진을 위해 환지방식을 주장해온 관계공무원들은 업무에서 제외돼야 한다"며 "다만 서울시 인사는 시장 소관"이라고 덧붙였다.

강남구와 서울시의 내재된 갈등이 드러난 것은 이뿐이 아니다. 서울시의회의 지적으로 지난해부터 서울관광마케팅이 강남관광정보센터 홈페이지에 서울시 로고를 노출해 줄 것을 수차례 요구했지만 사이트 오픈 후 1년이 가까운 지금도 서울시 로고는 찾아볼 수 없다.

서울관광마케팅 관계자는 "강남구를 제외한 다른 구의 관광정보센터 사이트에서는 서울시의 로고가 모두 노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강남관광센터는 지난해 6월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옆 주차장 부근에 들어선 지상 2층, 연면적 820㎡ 규모로, 강남구의 땅에 서울시가 건축 비용을 대고 첫해 운영비를 지원했다. 초기엔 서울관광마케팅이 운영을 맡다 올 4월 운영협약이 해지돼 강남구가 자체 운영하고 있다.

강남구 관계자는 "강남관광센터 내에는 서울시 관련 팜플렛도 있다. 홈페이지에 서울시 로고를 노출하지 않은 이유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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