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700억 기업이 3000억 쌍용건설 눈독

머니투데이 유다정 기자 2014.12.1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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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상장사 스틸앤리소시즈, SM그룹·두바이투자청과 쌍용건설 인수경쟁

시가총액 700억원 규모인 스틸앤리소시즈 (3,640원 ▲40 +1.11%)가 매각가 3000억원을 호가하는 쌍용건설 인수전에 참여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인수가 확정되면 미국계 투자회사에서 4000억원을 증자받을 계획이라고 밝혀 자금 출처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실시된 쌍용건설 매각 본입찰에 삼라마이더스(SM)그룹과 두바이투자청, 철스크랩 가공업체인 스틸앤리소시즈가 참여했다.



자산총계 1400억원대, 시가총액 696억원인 스틸앤리소시즈가 자산총액 4조원대인 SM그룹, 아랍에미리트(UAE) 2대 국부펀드인 두바이투자청과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쌍용건설의 매각가격은 2000억~30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스틸앤리소시즈는 쌍용건설 인수가 확정되면 미국계 펀드에서 4억 달러(약 4000억원)를 증자받을 계획이다. 지난 10월 타법인증권 취득 목적으로 이같은 유상증자 계획을 밝혔지만 이때만 해도 어떤 기업의 지분을 취득할 지 알려지지 않았다. 결국 이는 쌍용건설 인수를 위한 준비 절차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이 자금의 출처에 대한 궁금증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스틸앤리소시즈에 4000억원을 증자하겠다고 나선 곳은 미국계 투자회사인 시스랩(Sysrap Fund LLC)이다. 유상증자 보고서에는 "미국 뉴욕시에 주소를 둔 회사로 이번 유상증자 참여를 위해 지난 10월 설립된 투자회사"라는 설명만 덧붙여져 있다.

스틸앤리소시즈가 쌍용건설 인수적격자로 선정돼 인수대금 납입을 위한 증자가 이뤄진다면 회사의 경영권이 넘어가게 된다. 증자 전 발행주식의 총수가 7107만주인데 4000억원에 해당하는 신주수는 3억9233만주로 증자 이후에는 시스랩이 이 회사의 최대주주가 된다.

다만 시스랩의 목적은 스틸앤리소시즈에 대한 자금지원이 아니라 쌍용건설 인수이기 때문에 이번 본입찰에서 탈락하면 대규모 유상증자는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회사 측은 "자금의 조달목적의 하나인 타법인 주식취득을 하지 못 할 경우 유상증자가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고 공시했다.


현재 스틸앤리소시즈의 최대주주는 실보(25.49%), 강진수 회장(8.03%), 서재석 사장(7%)이다. 올해 3분기까지 1348억원의 매출액과 24억원의 영업이익, 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전날 쌍용건설 본입찰 참가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날 오전 11시경 주가는 7%가량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쌍용건설 매각주관사인 우리투자증권과 예일회계법인은 이르면 이날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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