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i' 를 만든 마케터가 말하는 '다르게 생각하기'

머니투데이 이해진 기자 2014.12.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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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켄 시걸(Ken Segall) 강연

애플의 전 브랜딩 마케터인 켄 시걸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KDB 산업은행 지하 1층 메인홀에서 열린 '스파크랩스 4기 데모데이'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이해진 기자애플의 전 브랜딩 마케터인 켄 시걸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KDB 산업은행 지하 1층 메인홀에서 열린 '스파크랩스 4기 데모데이'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이해진 기자


'검은색 셔츠, 청바지 그리고 운동화'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지하 1층 메인 홀에서 펼쳐진 '스파크랩스 4기 데모데이' 무대에 선 '켄 시걸'(Ken Segall)은 그가 17년 간 함께한 스티브 잡스의 생전 모습을 연상케 했다.

시걸은 잡스가 가장 신뢰한 애플의 조력자이자 광고 마케터로 1997년 잡스가 파산 직전의 애플에 복귀했을 때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 광고 캠페인을 기획해 애플의 부활에 기여했다. '아이맥'(iMac)을 필두로 한 'i' 시리즈의 기반을 다진 인물이기도 하다.



이날 시걸은 한국 스타트업들을 만난 자리에서 스티브 잡스와 함께 일하며 겪었던 일화와 기업 브랜딩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그는 '단순함'(Simplicity)을 애플 브랜딩의 힘으로 꼽았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MP3 플레이어 준(Zune)과 애플의 아이팟(iPod)을 비교해 '단순함'의 힘을 설명했다. 애플이 아이팟을 출시하자 MS는 준을 내놓고 음원 시장에 뛰어들었으나, 1곡당 1달러를 지불하는 애플과 달리 1달러에 80 포인트를 구매하고 79 포인트를 지불하는 복잡한 결제시스템으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시걸은 "단순하다는 것은 실은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만 단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순해지는 방법으로 시걸은 '덜어내기'를 소개했다. 그는 "나의 책 'Think minimal'(최소로 생각하라)는 단순해지는 10가지 원칙 중 하나로 '덜어내기'를 강조한다"고 말했다.

잡스가 애플에 복귀한 당시 20개에 달했던 제품 개수를 과감히 줄여 아이맥, 파워맥, 파워북, 아이북 4개 제품에만 주력하기로 결정한 것을 예로 들었다. 시걸은 "델(Dell) 컴퓨터는 고객에게 다양한 선택을 보장하겠다며 고객에게 40개 옵션을 제공하지만 고객은 혼돈을 느낄 뿐"이라며 "애플은 고객에게 명쾌함을 줌으로써 40개가 아닌 4개로도 훨씬 큰 돈을 번다"고 말했다.


또 시걸은 잡스가 고객과의 소통에서 사용하는 언어의 '단순함'도 강조했다. 그는 "잡스는 아이팟을 출시하고 고객들에게 '5 기가바이트'라는 기술적인 용어 대신 '주머니에 담긴 1000곡의 노래'라고 설명했다"며 "일상적이지 않은 것을 일상적인 언어로 설명해 고객의 이해를 돕는 잡스의 소통언어에도 단순함의 힘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시걸은 "단순함이 복잡함보다 더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단순함에 이르는 순간 산맥도 옮길 수 있다"는 잡스가 생전에 했던 발언을 인용하며 "여러분들도 단순함의 힘을 마케팅과 브랜딩에 적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애플의 전 브랜딩 마케터인 켄 시걸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KDB 산업은행 지하 1층 메인홀에서 열린 '스파크랩스 4기 데모데이'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온누리DMC애플의 전 브랜딩 마케터인 켄 시걸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KDB 산업은행 지하 1층 메인홀에서 열린 '스파크랩스 4기 데모데이'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온누리D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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