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정책실망감에 급락한 증권株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14.11.27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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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대금 5개월 연속 추세적 증가, 선제적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도 지속

코스피가 지난달 1일 이후 약 2개월만에 1990을 터치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음에도 유독 낙폭이 큰 종목군이 있다. 최근 리테일 부문 수익개선 기대감으로 9~10월 조정장세에도 견조한 우상향 흐름을 보여 온 증권주들의 얘기다.

27일 오전 11시10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0.48% 오른 1990.27을 기록, 닷새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20일 1958.04를 기록한 후 닷새 연속으로 강세를 지속, 현재까지 1.64% 올랐다. 지난 9~10월 조정장세 기간 일시적으로 1900선이 깨졌을 때의 충격을 상당부분 만회한 모습이다.



하지만 증권업지수의 낙폭은 과하게 거센 면이 있다. 현재 코스피 증권업종지수는 전일 대비 4.91% 내렸다. 대우증권 (7,430원 ▲20 +0.27%), 교보증권, 우리투자증권, NH농협증권 등이 7% 이상의 낙폭을 기록하고 있고 현대증권 (7,370원 ▲10 +0.1%), 유안타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미래에셋증권 등도 4% 이상 낙폭을 보이고 있다.

이날 증권주 급락세는 전일 정부가 발표한 '주식시장 발전방향'이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는 세간의 평가를 반영하고 있다. 프로그램 차익매매에 참여하는 공모펀드, 우정사업본부에 대해 거래세를 감면해주거나 소득공제 장기펀드 가입기준을 완화해주거나 배당주펀드에 대해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등 내용이 빠져 있다는 부분이 증권주 투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오늘의포인트]정책실망감에 급락한 증권株


물론 지금까지의 상승세를 뒷받침한 것은 증시활성화 대책이 아니라 실제로 확인되고 있는 수익개선 본격화 추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현재까지 코스피·코스닥 거래대금 합계는 124조4486억원으로 전년 동월(107조3844억원) 대비 15.9% 늘었다. 전년 동월 대비 코스피·코스닥 거래대금 증가율은 7월부터 이달까지 5개월 연속으로 두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부터 증권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된 후 상당 수 증권사들이 인건비 부담을 덜었다. 선제적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에다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수익개선이 더해지며 증권사 실적개선 효과는 배가될 것으로 기대돼 왔다.

하지만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 등 당국간 엇박자로 주식시장 발전방안에서 세제혜택이 빠진 것으로 확인되며 증권주에 대한 투심은 급격히 식어가는 모습이다. 세제혜택 없이 부동자금의 증시유입이 가능하겠냐는 회의적인 의견과 함께 거래대금의 추가증가도 어렵지 않겠냐는 우려가 반영된 탓이다.

증권가에서도 대체로 전일 발표된 내용에 대해 부정적이다다. 전배승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세수확보와 관련한 정부와 입장차이를 확인한 것"이라며 "세부 항목 대부분이 법령 및 규정개정이 필요한 부분으로 구성돼 있어 단기간 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주식시장 선진화의 청사진을 제시한 가운데 자본시장 육성에 대해서는 일관된 정책스탠스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발표안을) 폄하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업종 주가에 미치는 효과는 소폭 부정적 혹은 중립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세제 이외의 부분에서 다소나마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해볼 만하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초 기대가 컸던 세제혜택 등은 이번 방안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연기금 및 기관투자자 역할 강화, 가격제한폭 확대, 신용공여 정상화, 청약자금 대출허용 등은 증권산업 수익성 개선에 도움을 줄 긍정적 내용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서 연구원은 "정책수혜가 지속되는 증권주에 대해 긍정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한국형 ISA(개인 종합자산 관리계좌) 도입, 배당확대, 세제혜택 등 정책지원도 장기적으로 지속 추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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