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LIG손보 인수 무산 가능성…"금감원 검사 통해 이유 제시"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14.11.2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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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윤 금융위원장 "KB금융, 인수능력 판단 안돼"…12월 중 인수 불가 공식화 예정, KB "계약 연장 노력"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KB금융 (75,600원 ▼1,000 -1.31%)LIG손해보험 (32,800원 ▲50 +0.1%) 인수 승인(자회사 편입 승인)에 부정적인 입장을 공식화했다.

현재의 취약한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수준으로는 자회사를 제대로 관리할 능력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다음 달 초 실시하는 금융감독원의 검사를 통해 승인을 내줄 수 없는 객관적 이유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신 위원장은 25일 오후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유일호 새누리당 의원의 관련 질의에 "최근까지 KB금융의 지배구조, 내부통제 상황을 보면 (인수승인을) 판단 할 수가 없다"고 답했다.

신 위원장은 "(인수를 승인하려면) KB의 경영관리 능력을 검토한 후 판단이 서야 한다"며 "KB의 지배구조 자체가 안정화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외형성장을 추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실을 다지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실상 현재 상태로는 인수 불가라는 방침을 분명히 밝힌 셈이다. 금융당국은 최종 판단을 위해서 금감원의 부분검사도 실시한다.

신 위원장은 "12월 초쯤 KB금융의 지배구조, 내부통제 문제에 대해 금감원의 부분검사를 시행하도록 할 것"이라며 "자회사 경영관리 능력 이런 부분에 부분검사를 하도록 하고 이 결과를 가지고 심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시장의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12월 중에는 금융위 회의를 열어서 가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 부분검사라는 절차를 남겨뒀지만 당국의 기류가 바뀌기는 어렵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부분검사에서는 지배구조의 적정성과 개선계획의 구체성, 내부통제의 적정성, 자회사 경영관리 능력 등을 집중적으로 살필 것"이라며 "이미 검사를 마친 과거 KB국민카드 분사 과정에서 문제점 등도 자회사 경영관리 능력에 포함시켜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KB금융은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내년 3월까지 외부기관에 컨설팅 용역을 맡긴 상태다. 즉 다음 달 당장 실시될 금감원 검사에서 지배구조와 자회사 경영관리 능력 등에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오는 건 불가능하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사진=머니투데이 자료사진신제윤 금융위원장/사진=머니투데이 자료사진


다만 정부는 이번 조치가 사상 초유의 내분 사태를 일으킨 KB금융에 대한 보복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인수 승인 여부를 확정할 때 누가 보더라도 수긍할 수 있는 객관적 근거를 내놓을 것이고 이를 위해 금감원 검사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사외이사들의 일괄 사퇴 등 상황 변화에 따라 승인이 날 수도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KB 지배구조 문제라는 게 살아있는 상황으로서 계속 진행되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 결론을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매각 당사자들은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당국의 승인을 받도록 노력하고, 승인이 나지 않으면 계약 연장을 포함한 노력을 하겠다"며 "금융위가 걱정하지 않도록 여러 상황을 정확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절차기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신제윤 위원장을 이른 시일 내에 만나겠다"고도 했다.

LIG손보 역시 당국의 결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LIG손보 노조는 그동안 금융위 앞에서 당국의 승인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여오는 등 KB금융 편입에 기대감을 나타내왔다. LIG그룹은 매각이 무산되면 급전이 필요했던 지난해와 사정이 달라진 만큼 재매각을 추진하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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