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허약체질 코스피, 탈박스권 모멘텀은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14.11.25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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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스디에스 이슈에 흔들..상승추세 이끌 재료는?

코스피지수가 3일 연속 상승하며 1980선을 회복했다. 주도주 없이 지지부진한 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삼성에스디에스의 막판 급등으로 코스피지수도 상승마감했다.

최근 코스피시장의 흐름은 특별한 주도업종이나 모멘텀 없이 이슈에 따라 끌려다니는 모습이다. 증시의 펀더멘탈인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당분간 뚜렷한 모멘텀이 없는 박스권 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25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1.67p(0.08%) 오른 1980.21로 마감했다.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1980선을 넘은 것은 지난 10월 1일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이 3500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최근 2주째 순매수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매수를 뜯어보면 삼성SDS에 집중돼 수급 모멘텀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외국인은 삼성에스디에스를 5000억원 가량 순매수했다. 삼성에스디에스를 제외하면 사실상 코스피시장에서 순매도를 보인 셈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편입을 앞두고 매수세가 집중됐다는 분석이다. 반면 기관은 200억원 순매수를 보였고 삼성SDS를 2000억원어치 팔았다.



최근 일주일간 매매를 살펴봐도 삼성에스디에스 집중 현상은 뚜렷하다. 외국인은 최근 일주일간 코스피시장에서 1조7700억원을 순매수했는데 이 중 삼성에스디에스 순매수가 1조700억원에 달한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에스디에스 매매를 제외하면 기관-외국인 순매매 방향이 달라진다"며 "삼성에스디에스로 수급에 왜곡현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하단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업인만큼 시장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 없다"며 "최근 수급 키워드는 삼성에스디에스"라고 덧붙였다.

삼성에스디에스에 대한 매수세가 장 막판 몰리면서 코스피지수도 흔들렸다. 장 중 내내 약보합을 유지하던 코스피지수는 마감 20분전 상승 반전했고 동시호가 종료 후 하락했다가 다시 상승 마감했다. 동시호가 중 삼성에스디에스에 140만주의 매수주문이 몰리면서 삼성에스디에스 주가도 1%대에서 5.9%로 급등했다.


앞서 중국 금리인하 이후 코스피시장에서 급등했던 철강, 금속, 정유, 조선주는 하루만에 하락했다. 24일 6% 올랐던 포스코가 이날 2.7% 내렸고 10% 급등(24일)했던 SK이노베이션도 2.3% 하락마감했다. 대우조선해양도 6% 상승(24일)했다 이날 1.3% 하락했다.

실적 등 펀더멘탈 보다는 이슈에 따라 등락이 움직이는 경우가 잦아진 모양새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금리인하 이슈로 중국 관련주들이 분위기를 타고 오른 것"이라며 "실제 중국 관련주들이 좋아지느냐는 별개"라고 말했다.

다만 당분간 증시 하락을 부추길 요인이 크지 않은 상황이어서 더디지만 우상향 흐름을 지속할 것이란 예상이 많다. 특히 10월 이후 주가가 크게 하락한 상태에서 가격 메리트를 감안했을 때 상승 여력은 남아있다는 평가다.

류 연구원은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믿음이 남아있고 중국 경기 우려도 완화되고 있다"며 "국내 증시에서도 소외업종이었던 소재, 산업재가 바닥에서 탈피하고 내수주들도 하향 조정을 마치고 있어 우상향 추세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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