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영어교육, 초등 담임교사 75%가 반대"

모두다인재 정봄 기자 2014.11.24 18:19
글자크기

사교육걱정 "조기 영어교육에 대한 정부의 가이드라인 마련 시급"

취학 전 조기 영어교육의 효율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됐다. 초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의 75%가 취학전 영어교육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영유아 조기영어교육에 대한 인식·실태 분석 및 대안 모색'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서는 유·초·중·고 학부모, 서울 경기지역 유치원 원장·교사, 초등학교 1학년 담임 등 총 8617명을 대상으로 지난 9~10월 실시된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영어교육을 처음 시작하는 연령은 만3세(27.7%)가 가장 많았으며 만5세(21.7%), 만4세(20.9%) 순으로 나타났다. 영아기(만0~2세)에 영어교육을 시작했다는 응답도 8.2%에 달했다. 만5세 유아의 일주일간 사교육 총시간은 1~3시간 미만(31%)이 가장 많았고 사교육을 받지 않는다는 응답은 7.3%에 불과했다.



반면, 유치원 원장∙교사들은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조기영어교육에 59.2%가 반대했다. 반대하는 이유로는 ‘유아의 발달 교육상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가 52.8%으로 가장 많았으며 ‘상급학교에 진학해 배워도 충분하기 때문에(20.6%)’, ‘모국어 습득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16.5%)’ 순으로 나타났다.

찬성하는 이유로는 ‘외국어교육은 조기에 시작하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29.3%)’이라고 꼽았다.

특히 조기 영어교육을 받은 아이들을 실제로 가르치게 되는 초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들의 인식은 교사·원장의 반대 비율보다 더 높았다. 응답자의 75%가 취학전 영어교육에 반대했다.


하지만 조기영어교육에 대한 공식적인 효율성 여부는 아직 결론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사교육걱정에서 영어사교육포럼 대표를 맡고 있는 이병민 서울대 영어교육학과 교수는 조기 영어교육에 대한 효율성을 부정하면서도 “공식적인 결론은 나와 있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나서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조기 영어교육 효율성에 대한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교육걱정의 윤지희 대표도 “누리과정 실시 이후 영유아 교육 역시 공교육 과정 범위 내에 들어왔다”며 “공교육 범위로 들어왔기에 조기 영어교육이 더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조기 영어교육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 의원은 “수백만원에 달하는 영어사교육비를 충당하기 위해 많은 학부모들이 고통받고 있다”며 “영어 사교육을 시키지 못하는 학부모들이 강박관념에 시달리기도 하는 등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정부차원에서 매듭지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용 교육부 유아교육정책과 과장은 조기 영어교육에 대한 정부의 가이드라인 마련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다만 박 과장은 “학무모들의 영어교육에 투자하는 인식을 무작정 바꾸기에는 여러 모로 고민이 되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