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의 로망이라는 '아일랜드', 무턱대고 샀다간

머니투데이 신아름 기자 2014.11.22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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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름의 시시콜콜]

아일랜드 이미지아일랜드 이미지


국내 미드(미국드라마) 열풍의 시초격인 '프렌즈'에서는 주인공인 6명의 친구들이 극중 요리사 모니카의 주방에 모여 좌충우돌하는 에피소드가 여럿 등장한다. 모니카의 주방에는 6명의 친구들을 하나로 응집시켜주는 아이템이 있었는데, 최근 국내에서도 주방 인테리어의 필수품으로 급부상한 아일랜드(Island·섬)가 바로 그것이다.

주방 한 가운데 섬처럼 고고히 떠있다는 의미에서 유래한 단어인 아일랜드는 굳이 우리나라 말로 번역하자면 '수납 겸 조리대'쯤이 될 것이다 하지만 원어가 갖는 은유성을 오롯이 담을 수 있는 적당한 우리말이 없어 아일랜드라는 단어는 국내에서도 보편적으로 통용되고 있다. 높은 기능성에 더해 이름에서 풍기는 이국적인 매력까지 겹쳐지면서 아일랜드는 인테리어에 관심 많은 국내 주부들을 단숨에 매료시켰다.



실제로 아일랜드는 천편일률적인 주방 인테리어에 디자인 포인트를 줄 뿐 아니라 조리시 편의성을 높여주는 똑똑한 아이템이다. 상판 밑으로 확보한 널찍한 공간에 냄비, 후라이팬 등 각종 조리 기구를 넣을 수 있고, 홈바 의자를 놓고 식탁 대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충분한 공간 확보가 가능한 주방에선 'ㄷ자형'을, 다소 좁은 공간에서는 '일자형'으로 시공하면 되니 다양한 평형대의 가정에서 두루 사용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아일랜드가 주방 인테리어의 핫 아이템으로 급부상한 배경이다.

하지만 이 처럼 완벽해보이는 아일랜드에도 단점은 있다. 의외로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많은 소비자들이 식탁 겸용으로 사용할 목적으로 아일랜드를 구입한다. 그러나 일반 식탁에 비해 10㎝ 이상 위로 올라온 높이는 가장 빈번히 지적되는 아일랜드의 단점이다. 아일랜드 높이에 맞는 홈바 의자를 사용하면 된다지만 일반 의자에 비해 등받이가 짧고 폭이 좁은 홈바 의자는 편안함과 거리가 멀다. 상판 밑을 수납 공간으로 만듦으로써 높아진 수납성은 한편으론 두 다리를 뻗을 수 있는 공간을 침해한다는 점에서 양면적이다.



유행처럼 빠르게 확산되는 아일랜드의 유용함 이면에는 미처 발견하지 못한 불편함도 존재한다. 식탁으로도 사용 가능하다고 해서 무턱대고 샀다가 불편함 때문에 밥먹을 땐 무조건 상을 꺼내든다는 수많은 주부들의 증언이 이를 대변한다. 이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소비자 스스로 아일랜드를 사기 전에 구입의 목적을 확실히 해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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