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기업 상장폐지? 저축은행 때문"

머니투데이 유다정 기자 2014.11.2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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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톡톡]SBI저축은행과 SBI모기지

편집자주 자본시장과 투자은행(IB) 세계의 뒷얘기를 수다 떨 듯 친근하게 전해드립니다.

"그 기업 상장폐지? 저축은행 때문"


2012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일본기업 SBI모기지 (18,000원 0.0%)가 곧 국내 투자자들과 이별할 예정입니다. 지난 6월 칼라일그룹 산하의 투자펀드인 CSM홀딩스에 인수됐기 때문입니다. 모그룹인 SBI홀딩스의 보유지분 70.67%를 사들인 CSM은 공개매수로 지분을 더 확보해 SBI모기지를 상장폐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소식을 접한 국내 한 증권사 관계자는 "SBI저축은행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SBI저축은행에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가자 약간이나마 숨통을 트려고 자회사를 팔았다는 겁니다. SBI그룹이 어떤 생각을 했는지 알 수 없지만 설득력 있는 해석입니다. 실제로 SBI그룹이 SBI저축은행과 SBI2저축은행에 쓴 돈은 1조4000억원이 넘습니다.



SBI그룹은 추가로 2000억원만 증자하면 살려낼 수 있다는 회계법인의 조사보고서를 믿고 지난해 2월 2375억원을 들여 현대스위스저축은행과 현대스위스2저축은행을 인수했습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의 추가 감사 결과 이보다 훨씬 많은 금액이 투입돼야 하는 것으로 드러나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듯이 증자를 해왔습니다. 화가 난 SBI는 회계법인에 소송까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CSM은 공개매수로 SBI모기지 지분 97.97%를 확보했고 이번달 중 일본에서 주주총회를 열어 상장폐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해외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이겨내고 어렵게 상장한 SBI모기지가 이렇게 빨리 코스피를 떠날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저축은행에 허리가 휘고 SBI모기지까지 떠나보내는 SBI그룹 역시 착잡한 마음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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