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보라. 손등은 단 한 번도 그 존재를 구부려 무엇을 잡아보거나 담아본 적이 없다. 그러므로 손등으로는 결코 지금의 내 얼굴을 만들어 올 수 없었을 것이다. 지금의 내 얼굴은 오로지 손바닥만이 만지고 씻기고 하여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이다. 굽은 것들, 우묵한 것들의 힘이다. 그러니 저 우묵한 항아리야 일러 무엇 하겠는가. 어미를 닮은 항아리, 손바닥을 닮은 항아리, 굽고 우묵한 것들의 또 하나의 상징, 항아리!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우묵한 것들의 힘
글자크기
<29> ‘장독들’, 문성해(1963년~ )
생각해 보라. 손등은 단 한 번도 그 존재를 구부려 무엇을 잡아보거나 담아본 적이 없다. 그러므로 손등으로는 결코 지금의 내 얼굴을 만들어 올 수 없었을 것이다. 지금의 내 얼굴은 오로지 손바닥만이 만지고 씻기고 하여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이다. 굽은 것들, 우묵한 것들의 힘이다. 그러니 저 우묵한 항아리야 일러 무엇 하겠는가. 어미를 닮은 항아리, 손바닥을 닮은 항아리, 굽고 우묵한 것들의 또 하나의 상징, 항아리!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