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 정보미디어과학부 기자
발단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정보센터가 문화포털에 다양한 문화 관련 정보를 싣고자 사이트 개편을 추진한 일이다.
정보문화센터는 가장 손쉬운 방법을 선택했다. 인디스트릿에 연락을 해 사이트개편을 할 때 인디스트릿이 확보한 정보가 유용하니 이를 '그냥 달라'는 요청이었다. 예산이 없다는 게 이유였는데 인디스트릿도 콘텐츠를 공짜로 주면 사이트와 연동이 돼 홍보효과가 있지 않겠냐는 논리였다.
그로부터 두 달 뒤 한국정보문화센터는 문화포털 개편 사업공고를 냈다. 인디스트릿과 온오프믹스의 사업모델을 결합한다는 것이었고, 친절하게도 '예시'로 두 업체의 주소와 사이트 이미지를 첨부했다.
이대표는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고, 일부 매체들도 이를 문제시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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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스타트업 베끼기' 논란으로 비화될 조짐이 보이자 한국정보문화센터는 사업을 백지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부가 벤처기업을 베껴서 만들고자한 문화포털의 아이디어는 그대로 이어졌다. 인디스트릿과 온오프믹스가 제휴를 해 공연문화 활성화에 나서기로 한 것.
양 대표와 이 대표는 서로 친분은 있었지만 둘이 같이 사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안하고 있다가 정부의 베끼기 논란을 통해 제휴를 결심하게 됐다.
이 대표는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해야하는 일이 있다"며 "민간에서도 잘하고 있는 일을 구태여 정부가 하겠다고 나설 필요도 없고, 그 방식이 민간의 것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은 세금 낭비"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스타트업 베끼기'를 '베끼기'한 두 대표의 기지에 박수를 보낸다. 정부가 해야 할 일과 민간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실천으로 보여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