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연말 서울서 한중일 외교장관회담 추진

뉴스1 제공 2014.11.04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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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계기 중일 정상회담 개최가 변수

(서울=뉴스1) 조영빈 기자 =
지난 9월11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9차 한·일·중 고위급 회의"에 참석한 이경수 외교부 차관보(가운데)와 스기야마 신스케 일본 외무성 외무심의관(왼쪽), 리우제민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회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4.9.11/뉴스1 © News1 허경 기자지난 9월11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9차 한·일·중 고위급 회의"에 참석한 이경수 외교부 차관보(가운데)와 스기야마 신스케 일본 외무성 외무심의관(왼쪽), 리우제민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회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4.9.11/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정부가 연말께 서울에서 한중일 외교장관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4일 알려졌다.

한일관계와 중일관계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한미일 3국 간 다자 간 협력을 통해 갈등관계를 어느정도 이완시킨다는 정부 내 전략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 "올해안으로 한중일 3국 외교장관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이번달 다자외교회의 일정상 연말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당국자는 "중일관계가 워낙 악화돼 있는 상황이라 개최 여부를 단정지을 순 없지만, 일단 우리 정부가 의장국인만큼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중일 3국은 우리 정부 주도로 지난 9월 서울에서 한중일 고위급회의(SOM)를 열고 한중일 외교장관회담 가능성을 모색하는 데 합의한 바 있다.



다만 중일관계가 영토갈등 문제로 악화돼 있는 만큼 3국 외교장관회담 가능성이 밝지만은 않은 것으로 평가됐었다.

그러나 정부가 연말께라도 한중일 외교장관회담을 개최하는 것을 전략적 목표로 삼은 데는 이번달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에서 중일 간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부 소식통은 이와관련 "APEC회의에서 중일 간 정상회담이 어떤 식으로든 개최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중일정상회담이 개최될 경우 한중일 외교장관회담 개최 가능성도 높아지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APEC 계기 중일정상회담을 통해 외형적으로나마 중일 간 관계개선 시그널이 표출될 경우 한중일 3국 간 교류에 대해 상대적으로 더 불편해 하는 중국 정부의 부담을 덜 수도 있다.

이는 중일 간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중국 역시 한국 정부가 주도하는 한중일 3국 간 협력사업에도 반대하기 어렵다는 의미로도 이해된다.

이같은 흐름에서 이번 APEC 등 다자회의를 계기로 중일 간 관계개선 움직임을 지켜본 뒤 연말께 서울에서 한중일 외교장관회담을 연다는 게 정부 당국의 복안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한중일 외교장관회담 개최에 적극적인 또다른 배경은 한일관계 경색 국면이 단기간 내 풀리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과거사 문제로 연내 한일정상회담 개최가 사실상 힘들어졌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한일 간 정상적 외교가 현실적으로 어려워진 측면에서 한중일 3국 간 협력 무드는 일본과의 향후 관계개선 가능성을 열어두는 방편일 수 있다.

또 중일 간 근본적 관계개선이 어려운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한중일 3국 간 교류사업을 이끌어나간다는 인상을 국내·외에 심어줄 수는 있는 효과도 지닌다.

다만 APEC 계기 중일 간 관계개선 분위기가 기대에 못미칠 경우 한중일 외교장관회담 동력 역시 떨어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정부는 의욕을 가지고 한중일 외교장관회담을 추진하고 있다"며 "문제는 결국 중일 간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중일 3국 간 외교장관회담은 지난 2012년 4월 중국 닝보에서 개최된 뒤 2년 7개월여간 열리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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