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급 회사채 '한진' 예상밖 저조

머니투데이 박진영 기자 2014.11.04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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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급 회사채 '한진' 예상밖 저조


한진 (21,200원 ▲150 +0.71%)이 2년2개월만에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섰지만 기관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저금리 시대 상대적 고금리 매력이 있는 A급 회사채 흥행 열풍 속에서도 그룹내 재무부담 우려를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진이 지난달 31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900억원 규모 2년물 회사채 수요예측에 20억원의 기관투자 물량이 들어왔다. 최근 회사채시장의 저금리 기조로 A급 회사채들의 선전이 상당기간 이어지고 있어 예상 밖으로 흥행을 기대할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한진은 금리도 '후하게' 제시했다. 고정 희망금리 범위가 4.10~4.45%였다. 지난달 말 기준 A-등급 2년물 회사채의 등급민평(민간채권평가사 평가금리) 금리와 한진의 민평금리는 모두 3.1% 수준이었다. 약 1~1.4%포인트 가까이 높게 제시한 셈이다.

그럼에도 한진해운을 중심으로 한 그룹 재무부담 우려를 넘지 못했다. 한진해운은 수요예측 전일인 지난달 30일에 15분기만에 600억원대 흑자 전환 소식을 공시했지만 투자자 우려를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다.



한진해운은 올 상반기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1307%에 달한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6월 한진해운이 대한항공의 자회사로 편입됨에 따라 한진과 한진해운간 신용위험 공유 수준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한진은 대한항공과 한진칼의 최대주주로 이들 회사에 대한 투자지분이 15%에 이른다. 이에따라 계열사 지원 가능성과 신용위험 전이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한진이 공모채 시장의 문을 두드린 것은 2012년 9월 이후 처음이다. 계열사인 한진해운은 올 들어 세 차례 회사채 신속인수제를 이용해 회사채 만기 도래에 대응했다. 대한항공도 지난 9월 1년9개월만에 2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 나서 880억원의 기관수요만을 확보해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회사채시장의 한 관계자는 "최근 저금리 기조에 높은 금리를 제시한 만큼 승산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예상보다 부진했다"며 "한진해운 실적 개선세가 가시화되고 있지만 우려를 떨쳐버리기엔 부담이 여전히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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