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도 사막 한가운데 '바닷물과의 사투'

머니투데이 도하(카타르)=진경진 기자 2014.11.05 06:26
글자크기

["세계속에 '한국건설의 魂' 심는다 2014" - <2>중동(하)]⑤SK건설 도하 메트로 현장

SK건설이 카타르 도하에서 공사 중인 '지하철 레드라인 노스(North) 프로젝트' 현장/사진=진경진 기자SK건설이 카타르 도하에서 공사 중인 '지하철 레드라인 노스(North) 프로젝트' 현장/사진=진경진 기자


"이곳 현장에선 작업장에 물이 차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매일매일 사투를 벌입니다. 공사가 끝날 때까지 이 작업은 계속될 거예요."

모래바람이 부는 중동의 사막 한가운데에서 물과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SK건설이 카타르 도하에서 수행 중인 '지하철 레드라인 노스 프로젝트' 현장 얘기다.



SK건설은 현재 도하시내 중심부와 고층빌딩이 밀집한 웨스트베이지역을 통과해 신도시 개발공사가 한창인 루사일지역을 연결하는 대규모 공사를 수행한다. QRC(카타르철도공사)가 발주한 20억달러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다.

한여름 50도를 훌쩍 넘는 살인적인 온도에 전 세계 40개국에서 모인 스태프들이 함께 일하는 것 자체도 힘든 일이지만 가장 어려운 것은 바로 '물'을 차단하는 일이다. SK건설이 공사 중인 지하철 레드라인의 노선은 해안가와 맞닿아 있다.



문제는 중동 특성상 지질이 석회암으로 구성돼 바닷물에 닿으면 물에 녹아 구멍이 생겨 작업장에 물이 찬다는 점이다. 이 경우 안전은 물론 품질이나 공사기간 준수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현장의 작전명도 '지하수를 차단하라'다.

장비관리를 담당하는 부서에선 24시간 내내 작업장의 디워터링기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를 관찰하고 문제가 생기면 즉시 조치할 수 있도록 한다. 물을 차단하지 못할 경우 작업 중인 현장에 시간당 3600t 정도의 물이 찬다. 이 물을 다시 빼내려면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

강병주 SK건설 지하철 카타르 레드라인 노스프로젝트 현장소장/사진=진경진 기자강병주 SK건설 지하철 카타르 레드라인 노스프로젝트 현장소장/사진=진경진 기자
강병주 SK건설 지하철 레드라인 노스 프로젝트 현장소장은 "수주 전부터 해당 지역의 특성을 잘 알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더 많은 물이 들어왔고 이에 따른 작업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며 "아이러니하게도 중동에서 물이 가장 큰 위험요소가 됐다"고 말했다.


이곳 현장은 카타르에서 진행 중인 전체 공사 현장 중 최초로 '카타르 파운데이션'을 준수한 현장이기도 하다. '카타르 파운데이션'은 최근 영국언론에서 샤워시설이나 식당도 없이 방 하나에 8명씩 끼어 자는 노동자숙소를 지적하자 카타르정부가 노동자숙소의 기본 규정을 발표한 것이다.

이에 SK건설은 카타르 최초로 4인실·식당·샤워·레크리에이션 시설 등을 갖춘 캠프를 준공하고 지난달 말까지 노동자 200여명이 입주했다. SK건설은 앞으로 2000명까지 들어갈 수 있게 할 계획이다.

현재 메트로 레드라인 노스 프로젝트 현장은 전체 공정률이 30% 이상 진행돼 정상궤도에 올랐다. SK건설은 플랜트부문에선 이미 우수한 평가를 받지만 이곳 현장이 중동에서의 토목관련 첫 진출작인 만큼 발주처 평가를 잘 받는 게 목표이자 과제다.

강 소장은 "안전·품질·공기·비용 등 모든 면에서 일정 수준 이상을 달성해 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SK건설의 토목기술이 앞으로 중동에서 있을 다른 공사의 디딤돌이자 전진기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