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B, 29일 양적완화 종료 전망...'상당기간' 문구 변화 촉각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2014.10.27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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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8-29일(현지시간) 이틀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예정대로 양적완화(자산매입) 프로그램에 마침표를 찍을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 FRB가 이번 회의에서 150억달러 규모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을 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012년 9월부터 시행한 3차 양적완화의 종료를 의미한다.



FRB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낮췄다. 금리를 더 낮출 수 없게 된 FRB는 국채와 모기지담보부증권(MBS) 등 자산을 사들여 시중에 돈을 푸는 양적완화 카드를 꺼내들었다. 장기 금리를 낮출 수 있는 묘안이었다.

3차 양적완화 규모는 당초 월간 850억달러였지만 FRB는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해 12월부터 FOMC 정례회의 때마다 자산매입 규모를 100억달러씩 줄이는 테이퍼링을 단행했다. 이제 남은 양적완화 규모는 150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FT는 이번 회의가 끝나는 29일에는 재닛 옐런 FRB 의장의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지 않지만 양적완화 종료 결정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3차 양적완화의 원래 취지가 노동시장 전망에 실질적인 개선을 이루는 것이었다는 점에서 목표를 충분히 달성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3차 양적완화를 처음 시작할 때 8.1%였던 미국의 실업률은 지난달 5.9%로 떨어졌다. 같은 달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은 24만8000명에 달했다. FT는 미국 노동시장 여건이 개선됐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로 신문은 양적완화를 올해 말까지 연장해야 한다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의 주장은 FRB 내부에서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양적완화를 연장하려면 다른 동기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면 적절한 통화정책이 뭔지 재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물가상승세가 기대만 못하면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지만 노동시장 개선이라는 목표를 이룬 3차 양적완화는 예정대로 끝내야 한다는 얘기다.

이번 회의에서 또 하나 주목되는 것은 "양적완화를 끝낸 뒤에도 '상당기간'(considerable time) 저금리 기조를 유지한다"는 성명서 문구의 향방이다. 이번 회의에서 3차 양적완화를 끝내기로 하면 이 문구도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FRB 내부에선 '상당기간'이라는 문구가 너무 완강하다는 지적이 늘고 있다.

FRB의 '2인자'인 스탠리 피셔 부의장은 최근 '상당기간'을 2-12개월이라고 풀이하기도 했다.

FT는 '상당기간'을 둘러싼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관련 문구에서 '양적완화'를 지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상당기간의 출발점이 사라지는 셈이다. FRB 안팎에서는 '상당기간'을 '얼마동안'(some time)으로 바꾸자는 의견도 나오지만 시장에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반론이 만만치 않은 모양새다.

FT는 그러나 시장이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것은 FRB의 첫 기준금리 인상 시점, 향후 인상 속도와 완전고용(실업률 5.2-5.5%) 및 물가안정(물가상승률 2%)이라는 FRB의 정책 목표가 서로 관련된 문구라며 이는 FRB의 기존 성명서에 충분히 반영돼 있기 때문에 큰 변화는 필요 없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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