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되는 자녀를 위한 평생안심플랜은 없을까?

머니투데이 이경호 삼성증권 은퇴설계연구소 연구위원 2014.10.24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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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디렉터]이경호 삼성증권 은퇴설계연구소 연구위원

걱정되는 자녀를 위한 평생안심플랜은 없을까?


요즘 젊은이들의 고통을 대변하는 이야기가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이다. 오죽했으면 3포 세대(취업,결혼,출산)을 넘어 4포(대인관계),5포(주택마련) 세대가 나왔겠는가. '도대체 어디까지,얼마나 아파해야하는가'라는 자조석인 탄성의 꼬리글이 더욱 안타깝게 한다. 이런 역경시기를 슬기롭게 견뎌내야 하는 젊은이들 중에서 현실을 부정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삶의 목적도 없고, 연애와 결혼에 관심도 없이 본인 혼자만 건사하며 혼자 살겠다는 사토리 세대(득도 세대)가 대표적인 예이다.

이런 고민은 자산가들도 예외가 될 수 없다. 강남에 거주하는 김 씨는 최근 첫째 아들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대학까지는 부모의 뜻대로 잘 성장해주었는데 졸업 이후 취업에도 연애에도 관심이 없이 집에서 컴퓨터 게임에만 빠져 살고 있다. 김 씨의 경우 젊은 시절부터 밤낮없이 일만 하면서 어렵게 일궈놓은 회사를 아들에게 물려주고 싶은데 아들은 회사를 물려받기를 싫어한다고 한다. 아들은 회사의 경영에도, 돈에도, 관심이 없고 오로지 본인이 하고 싶은 것만 하며 살겠다고 한다. 수차례 설득을 시도해보았지만 도통 대화가 되지 않는다. 요즘은 김 씨는 회사를 경영하는데도 신경쓸 일이 많은데 자식까지 이 모양이니 걱정이 되어 잠이 오질 않는다고 한다.



이렇게 자녀의 미래가 걱정이 된다고 해서 한번에 많은 돈을 자녀에게 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사전 증여를 해야 상속세를 줄일 수 있다는 금융전문가들의 조언이 있어서 증여를 하려고 해도 막상 증여를 했을 경우 자녀가 그것을 알면 모두 써버릴까 걱정이 되어 미리 줄 수도 없다고 한다. 만약 자녀에게 증여를 했을 경우 해당 자금을 한꺼번에 인출하지 못하고 정기적으로 생활비와 같이 지급되어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이 많다.

사실 이렇게 걱정되는 자녀가 있다면 조금이나마 대책을 마련해 주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인 듯하다. 은퇴설계를 하다 보면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성공해서 아무런 걱정이 없을 것 같은 분들도 가정사를 듣다 보면 사회에 적응을 못하고 방황하는 자녀로 인해 잠을 못 이룬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가 종종 있다. 자녀의 사회적인 독립을 위해 자녀에게 일정자금을 주고 독립시키고 싶은데 부동산보다는 금융자산을 통해 생활비처럼 일정소득을 지급하면서 해약을 할 수 없는 상품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증여를 통해 자녀에게 금융자산을 물려줄 경우 그 자금은 자녀의 몫이기 때문에 금융사 입장에서는 지급을 안 할 수 없는데 이런 것을 제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즉시연금을 가입하여 종신연금형 100세 보증지급형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때 보험의 권리관계를 잘 이용해야 하는데 피보험자를 어머니로 하고 수익자를 걱정되는 자녀로 할 경우 어머니가 평생 살아있는 동안에 자녀의 소득원을 만들어 줄 수 있게 된다.

종신연금형의 경우 피보험자가 죽을 때까지 수령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또한 해약이 되지 않기 때문에 자녀는 어머니가 살아 있는 동안 평생 생활비 형태로 수령해야 한다. 이러한 제도적인 방법을 통해 걱정되는 자녀의 노후까지 부모가 준비해 줄 수 있으므로 '걱정되는 자녀 또는 배우자'가 있다면 아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차선책으로 연금저축계좌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 한 번에 주지 않고 매월 150만원(연 1800만원)씩 아들 명의로 연금저축계좌에 10년 동안 납입을 약정하고 사전증여 신고를 하면 증여재산가액을 할인평가를 해서 한꺼번에 주는 것 보다 650여만원 정도를 절세할 수 있다. 또한 목돈이 한번에 입금이 되지 않기 때문에 자녀 입장에서도 나태해지지 않을 수 있고 향후 경제 활동을 하더라도 세액공제의 혜택을 볼 수 있으므로 1석 3조의 혜택을 볼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은퇴설계는 재무상담의 범위를 넘어서 고객의 말 못할 고민까지 파악하고 같이 고민해서 해결안을 제시하는 일련의 과정이 포함된 고객중심의 설계라고 말할 수 있다. 혹시 가정에 말 못할 고민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아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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