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억원 받은 로또 1등 당첨자, 사기범 전락해 철창신세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2014.10.23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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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복권 사상 역대 2번째로 많은 1등 당첨금인 189억원을 받아 5년 만에 탕진한 뒤 이를 무마하기 위해 사기를 벌인 로또 1등 당첨자가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김모씨(52)를 사기 혐의로 구속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010년 5월 인터넷 채팅을 통해 만난 A씨에게 접근해 로또 당첨금 원천징수영수증을 보여주며 "돈을 주면 선물옵션에 투자해 수익을 내주겠다"고 속여 1억22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김씨는 A씨가 원금 반환을 독촉하자 이미 패소한 소송의 서류를 보여주며 "소송에서 이겨 15억원을 받아오겠다"며 소송비용 명목으로 2600만원을 추가로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2003년 로또 1등에 당첨돼 1등 당첨금 '242억원'을 배당받았고 세금을 제외한 189억원을 수령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부를 거머쥔 김씨는 무계획적으로 주식 투자에 돈을 쏟아 붓다 실패하는가하면 병원 설립에 35억원을 투자했다 회수하지 못해 결국 2008년 말 당첨금을 모두 탕진했다.

이후에도 김씨는 당첨금으로 구입한 서울 서초구의 아파트를 담보로 사채를 빌려 주식에 투자했지만 빚만 1억3000만원으로 늘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2011년 A씨에게 고소당한 뒤 잠적해 부동산중개업소 아르바이트를 하며 번 돈으로 찜질방을 전전하며 도피생활을 이어가다 악성 사기범 집중수사를 벌이던 경찰에 붙잡혔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내 인생은 참 기구하다"며 "지금도 돈을 갚을 능력이 있기 때문에 합의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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