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시총3위 추락? 시총순위 '지각변동'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황국상 기자 2014.10.23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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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SK하이닉스, 40조원 시총격차, 현재는 1.9조원

현대차 시총3위 추락? 시총순위 '지각변동'


증시 대장주들의 서열 변동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시총 10∼20위권에선 순위 변화가 매일 일어나는 상황이고 순위가 비교적 안정적인 10위권 내에서도 순위 변동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증시 급락 과정에서 대형주들의 시가총액이 급감한 가운데 현대차그룹 3인방이 더 많이 추락하고 SK그룹 계열사들이 상대적으로 선방한 결과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22일 주가 하락으로 시가총액이 전날보다 각각 1조2115억원, 4864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에 이어 시가총액 2위를 고수해온 현대차의 사가총액은 35조5746억원으로 3위 SK하이닉스와 격차가 1조8681억원에 불과하다.

현대차는 23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신차판매 부진과 엔화 약세에 따른 가격경쟁력 하락으로 실적 전망치가 계속 낮아져 왔다.



게다가 1년 사이 주가가 40%가량 빠지면서 ELS(주가연계증권)가 손실구간(녹인, knock-in)에 들어서 주가가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ELS는 기초자산인 주식의 가격이 기준가격 대비 40% 이상 하락하면 투자자들이 손실을 입게 되고 ELS를 운용하는 증권사들은 손실이라도 줄이려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손절매하게 된다.

반면 SK하이닉스는 DDR4를 탑재한 하이브리드 메모리 개발 등으로 주목받으며 애널리스트들의 목표주가 상향이 잇따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급락장에서도 주가가 하락하지 않고 월초 수준인 4만60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두 회사의 시총 격차는 지난해 38조원에서 올해 8월 초에 19조9303억원으로 줄었고 현재는 2조원이 채 안된다. 현대차 주가가 현 수준에서 5.4% 추가 하락하면 SK하이닉스는 현재 주가만 유지해도 시총 2위에 오르게 된다.

기아차는 지난달 중순 SK텔레콤에 이미 시총 순위가 뒤쳐져 10위로 밀려났다. 11위 삼성생명(21조3000억원)은 물론 자칫하면 12위 삼성전자 우선주(19조7737억원)에도 순위가 밀려날 가능성이 있다.

현대모비스는 시총이 22조2430억원으로 시총 순위가 간신히 SK텔레콤보다 한 단계 위다. 현대차-SK하이닉스', '현대모비스-SK텔레콤-기아차' 등 현대차그룹의 추락을 틈타 SK그룹이 약진하는 국면이다.

시가총액 5위권을 두고 벌어지는 경쟁도 치열하다. 4~6위는 한국전력과 포스코, 네이버 순인데 한전과 포스코는 시총이 13조원 가량 차이가 있지만 포스코와 네이버의 격차는 1조6000억원밖에 되지 않는다.

한전은 안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포스코는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 부진에 따른 실적 둔화로 외국인 매도 압박이 크다. 반면 네이버는 성공적인 사업다각화와 높은 수익성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어 포스코를 제치고 시총 5위에 오를 가능성도 적지 않다.

시가총액 10위권 아래인 삼성생명, 삼성전자 우선주, KB금융, 아모레퍼시픽, 삼성화재, SK C&C, KT&G,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 등은 매일같이 순위 바뀜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KB금융 밑으로는 순위별로 격차가 4000억~5000억원 가량에 불과해 주가가 3~4%만 움직여도 한 두 단계씩 순위가 변동한다.

자산운용업계 한 임원은 "최근 시총 변동 추세를 보면 순위 변동 가능성이 없는 유일한 기업은 삼성전자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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