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국민 모바일 메신저로 불린 '카카오톡' 등이 암호화를 전혀 지원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단순히 암호화되는 메신저와 아닌 것으로 가르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메신저를 주고 받는 과정에서 여러 구간에 걸쳐 다양한 방법으로 암호화가 진행될 수 있기 때문.
'안녕'이라는 두 글자가 '03dk@(s2'라는 식으로 전달될 수 도 있고 'sl$)-am'으로 전달될 수도 있다는 것. 배달중인 내 물건을 이동 중에 누군가 가로채더라도 어떤 물건인지 알아볼 수 없게 단단히 자물쇠를 잠그어두는 셈이다.
그런데도 텔레그램이 '우수한 보안'을 내세우는 가장 큰 이유는 비밀대화 모드 서비스가 자신들만의 암호화 방식에 기반했다는 점이다.
실제 텔레그램은 자신들의 암호화 방식에 대한 자신감을 나태는 일종의 마케팅으로 상금 20만달러(약 2억원)를 내건 적도 있다. 지난해 12월 서버 코드 암호 푸는 사람에게 상금을 주겠다고 했지만, 올해 3월까지 상금을 받은 사람은 없었다. 깜짝행사를 마치면서 텔레그램은 강력한 암호로 더욱 유명해지게 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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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텔레그램이 비밀대화 모드에서는 오가는 대화 내용을 자사 서버에 남겨두지 않는다고 밝힌 점도 '강력한 보안 메신저'로 알려진 이유 가운데 하나다. 반면 카카오톡은 이번 논란으로 인해 대화내용 서버 저장기간을 평균 5~7일에서 이달 중 2~3일로 축소한다고 밝힌 바 있다.
보안업계에서는 국내 메신저의 암호화 기술 자체의 부실함으로 '사이버망명' 사태가 벌어진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범용으로 사용되는 카카오톡 보다는 기밀 목적으로 사용한다는 텔레그램의 이미지를 보고 사용자들이 움직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보안전문가는 이와 관련 "물리적으로 수사기관이 서버를 압수한다고 해도 외국에 서버를 둔 메신저 서비스는 안전하겠지라는 막연한 신뢰에서 비롯한 것"으로 분석하면서 "메신저 서비스들의 암호화 기술 수준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