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값 5년來 최저…치킨값은 2만원시대, 닭치고?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2014.09.22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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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닭고기 평균소매가 4985원으로 급락…2만원 육박 치킨값, 닭고기 소비감소 부채질

/사진제공=롯데마트/사진제공=롯데마트


닭고기 가격이 사상 최저 수준까지 폭락했지만 서민들이 즐겨 찾는 치킨 가격은 요지부동 내리지 않고 있다. 치킨 원가에서 닭고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달하지만 치킨 프랜차이즈업체들은 다른 비용이 대부분 올랐기 때문에 닭고기 가격 하락만으로는 치킨 가격을 내릴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2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9월 닭고기(1kg/중품) 평균 소매가격은 4985원으로, 최근 5년 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2014 브라질 월드컵 특수를 겨냥해 양계 농가들이 사육두수를 늘렸지만 기대만큼 팔리지 않아 공급과잉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실제 올 초 양계농가는 여름 보양식 수요와 월드컵 특수를 예상해 병아리 입식을 크게 늘려 올 2분기 육계 사육수는 전 분기대비 30%나 늘어난 1억 마리가 넘었다.



하지만 지난 1월 조류 인플루엔자(AI) 발생 이후 닭고기 소비가 급감한데다 월드컵 수요도 시차 때문에 기대에 못 미쳤다. 특히 보양식 수요가 급증하는 7월에도 닭고기 매출은 오히려 전년대비 10% 감소하는 등 최악의 수요 부진이 이어졌다. 이에 닭고기 냉동 비축 물량도 전년대비 2배(136.5%) 이상 증가한 1000만 마리를 웃돌고 있다.

이에 따라 양계농가의 어려움도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이미 올초 AI로 전국에서 1400만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됐고, 그에 따른 피해액만 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닭고기 가격까지 급락하며 양계농가들은 닭을 키워봐야 되레 손해를 보는 상황에 처했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이 앞 다퉈 닭고기 소비촉진 행사를 마련하고 할인에 나서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닭고기 수요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치킨 프랜차이즈업체들은 치킨 가격을 고가로 유지하고 있어 대조적이다. 특히 치킨 프랜차이즈 선두 업체인 교촌치킨은 닭고기 가격하락이 한창이던 지난 7월 일부 치킨 메뉴 가격을 1000원씩이나 올려 눈총을 샀다. 교촌치킨의 일부 메뉴는 2만원에 달한다.

일부에서는 서민 대표 간식인 치킨 가격이 2만원에 육박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치킨가격에서 닭고기 원재료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을 30% 선으로 보고 있다. 닭고기 가격이 지난해 연 평균 가격(1kg 당 5976원)대비 16.5%(990원) 떨어진 만큼 기타 물가상승요인 등을 고려해도 치킨 가격은 1마리당 500원 이상 인하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닭고기 가공업체 한 관계자는 "국내 주요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치킨 가격이 재료비 보다 지나치게 비싸다는 게 소비자들의 가장 큰 불만"이라며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월드컵을 앞두고 수요를 과다 예측한 것이 공급과잉과 실적부진을 불렀는데도 업체들은 이를 소비자들에게만 전가시키려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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