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상장 대박'..향후 전망도 장밋빛?

머니투데이 차예지 기자 2014.09.20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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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윈 알리바바 회장.(왼쪽에서 다섯번째)./사진=블룸버그마윈 알리바바 회장.(왼쪽에서 다섯번째)./사진=블룸버그


세계 최대 온라인 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가 미국 증시 데뷔날 급등세를 보이며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 시가총액도 단숨에 페이스북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알리바바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며 회사 주가가 추가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 경기 둔화 우려와 알리바바의 불투명한 기업구조 등으로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경계론도 나오고 있다.



◇상장 첫날 38% 급등..마윈 회장 中 최고 부자로
19일(현지기간) 뉴욕증시에서 첫 거래를 시작한 중국의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의 주가가 38% 급등했다. 알리바바는 전날 주당 공모가를 68달러로 확정했다. 공모가 기준 알리바바의 IPO규모는 218억달러로 미국 증시 역사상 최대 IPO다.

알리바바는 이날 92.70달러에 첫 거래를 시작했다. 이는 주당 공모가인 68달러보다 36%높은 수준이며 시장 전망치인 80~83달러보다 높은 것이다. 알리바바는 장중 99.70달러까지 뛴 후 공모가보다 38.07% 오른 93.89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올해 미국 IPO 종목의 평균 상승세를 넘어서는 것이다. 지난 2분기 신규 상장한 종목은 상장 첫날 평균 9.2% 올랐다. 보통 주간사는 상장 첫날 10~15% 오르는 것을 기대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에 따라 알리바바의 시가총액은 2314억달러를 기록했다. 알리바바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630억달러 이상 늘어나며 페이스북(2026억달러)을 넘어섰다. 이로써 알리바바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IT 기업들 중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네 번째로 시가총액이 큰 기업이 됐다. 인터넷 기업으로는 구글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1999년 알리바바를 설립한 마윈 회장은 주가 급등에 개인재산이 180억달러로 늘어 중국 내 최대 부자로 등극했다. 알리바바 지분 32%를 보유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도 일본 최고의 갑부가 됐다.


◇전문가들, "성장 잠재력·증시 호황에 추가 상승할 것"
이에 알리바바 주가가 추가로 상승할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지만 이는 전문가들도 예측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단 알리바바의 성장 잠재력에는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현재 중국 인터넷 쇼핑객은 3억200만명으로 인터넷 사용자(6억1800만명)의 절반 수준이다. 또 중국의 인터넷 사용자는 전체 인구인 13억5000만명의 절반에 불과해 아직 전자 상거래 시장이 성장할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예상이다.

실제로 알리바바의 전자 상거래 부문의 매출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알리바바의 오픈마켓 사이트인 타오바오와 인터넷 홈쇼핑사이트 티몰은 올해 3월로 끝나는 회계연도에 1년 동안 37억달러의 순익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연도의 20억달러보다 크게 늘어난 것이다.

햄브로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빈센트 리버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알리바바의) 잠재력은 확실히 엄청나다"면서도 "사용자수보다는 그들이 얼마를 쓸 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크 오토 제이 슈트라이허앤코 트레이더는 "(알리바바 상장은)NYSE에서 20년 동안 일해왔던중 가장 기대됐던 이벤트"라며 "오늘의 주가 움직임은 유지가능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알리바바의 지난 분기 영업이익률은 40% 이상으로 인터넷 기업 중에서도 굉장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같은 기간 이베이는 영업이익률이 20%, 구글은 23%에 그쳤으며 아마존은 0%였다. 알리바바의 영업이익률은 지난 1분기 51%에서 43%로 줄었지만 모닝스타는 2018년까지 알리바바의 영업이익률이 48% 수준으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WSJ은 알리바바가 애널리스트 예상에 부합하려면 향후 수년간 매출이 연간 30~35% 증가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는 전통적인 유통업체를 뛰어넘고 있는 전자상거래 업종의 성장세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신문은 알리바바가 나스닥이 14년 만에 가장 좋은 시기에 상장한 점도 추가 상승의 근거로 들었다.

◇中 경기둔화·경쟁 심화·불투명한 지배구조 우려도
그러나 알리바바가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서 향후 몇 분기 동안 순익이 부진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마 회장은 투자설명회에서 미국과 유럽에서 사업을 빠르게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모닝스타 애널리스트인 RJ 호토비는 알리바바의 매출이 더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지만 앞으로 공격적인 새로운 투자를 시행해 향후 몇 분기 동안 순익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웨드부시 웨쿼티 매니지먼트의 국장 스티븐 마소카는 "알리바바가 펀더멘털(기초체력)에 기반해 거래 될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에 기반을 두지 않는 전기차업체 테슬라나 태양광업체 솔라시티처럼 될지는 전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알리바바가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될 수 있는 가능성이 무척 높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펀더멘털적 밸류에이션 관점에서는 현재 주가 수준은 다소 높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경기둔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우려되는 사항이다. 아직까지 중국에서 온라인 쇼핑은 경기둔화에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앞으로도 경기가 지속적인 둔화세를 보일 경우에는 온라인 쇼핑도 여기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으로 WSJ은 전망했다.

또 경쟁심화로 현재 80%를 차지하고 있는 알리바바의 중국 온라인 상거래 시장 점유율이 감소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경쟁자인 텐센트가 2위 상거래업체인 JD닷컴이 전략적 제휴를 하며 알리바바를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알리바바가 차등의결권주식 구조를 취하고 있어 소수 주요 주주의 결정에 따라 일반 주주가 아무것도 얻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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