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가 장기투자인 이유

머니투데이 김창연 신영증권 고객자산운용부 부장 2014.09.19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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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디렉터]김창연 신영증권 고객자산운용부 부장

김창연 신영증권 고객자산운용부 부장 김창연 신영증권 고객자산운용부 부장


가치투자는 장기투자라는 인식이 일반적이다. 필자도 투자기간에 관하여 질문을 받게 되면 항상 투자기간은 장기라고 답한다. 그렇다고 단기, 중기, 장기를 구분하는 뚜렷한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왜 가치투자는 장기투자로 이어지게 되는가? 일반적으로 가치투자자는 장기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주가가 언제 오를지 모르기 때문에 시간을 갖고 주식이 제 값을 받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예를 들어 적정주가가 1만원으로 평가되는 주식을 7천원에 매수하여 1만원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워렌 버핏(Warren Buffett)은 주주에게 보낸 서한에 "적당한 회사를 좋은 가격에 사는 것보다는 좋은 회사를 적당한 가격에 사는 것이 낫다."(It’s far better to buy a wonderful company at a fair price than a fair company at a wonderful price) 라고 적었다.

밸류에이션을 따지기 전에 좋은 회사인지 여부를 따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저평가된 주식을 사서 제 값 받고 파는 접근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좋은 회사라 하면 업(business)를 잘하는 회사라 할 수 있고 업을 잘하는 회사는 경쟁에서 앞서가며 지속적으로 성장해나가는 회사를 의미한다.



이러한 접근에서의 장기투자는 단순히 주가가 오를 때까지 기다리는 개념이 아니고 오늘보다 더 발전된 내일이 기대되는 기업을 대상으로 주인의식을 갖춘 주주의 마음가짐으로 투자하여 같이 성장해 나가는 그러한 개념이다. 따라서 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성장해 나가는 한 계속 보유하는 것이 원칙이 되는 것이다.

투자전략을 경기순환적(cyclical) 주기에 맞추냐 구조적(structural) 변화에 맞추냐에 따라 투자주기가 달라지게 된다. 구조적인 변화 주기는 경기순환적 주기와 다르며 더 길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라는 말에서 강산이 변하는 것이 구조적인 변화라고 한다면 매년 봄이 오고 꽃이 피고 가을에 낙엽이 지는 것은 경기순환적 변화에 비유할 수 있겠다. 구조적인 변화는 단기간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므로 구조적 변화에 초점을 맞춘 투자를 하게 되면 투자주기가 길어지게 되며 자연스럽게 경기순환적인 주기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게 된다.

단순히 안 좋았기 때문에 곧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든지, 주가가 많이 오른 종목을 팔고 상대적으로 덜 오르거나 빠진 종목으로 갈아탄다든지 하는 등의 매매는 그 근저에 경기순환적인 아이디어가 깔려 있는 것이다. 그러나 반복되고 되풀이되는 것은 발전하고 성장하는 것이 아니다.


가치투자에 있어서 최고경영자에 대한 평가는 중요하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고 단기적으로는 더욱 그렇다. 따라서 최고경영자에 대한 신뢰는 상당시간 동안 유효하다. 물론 최고경영자도 사람이기 때문에 세월과 함께 나이가 들며 그 과정에서 체력뿐 만 아니라 생각과 열정에 있어서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은 고려할 필요가 있다.

주식을 보유하는 기간에 있어서 특별한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다. 가치투자는 그 본질을 추구하면 굳이 투자기간을 의식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장기투자로 이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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