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는 달러대비로는 하락했지만 엔화 대비로는 상승했다. 서울 외환시장 마감 시각 100엔 당 원/엔 재정 환율은 958.74원으로 전일(965.03원)보다 하락, 지난 2008년 8월 19일 953.31원 후 저점을 기록했다. 엔/달러 환율이 2008년 9월 이후 고점(엔 저점)인 108.8엔으로 급등(엔화 급락)한 영향이다.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에 따르면 위원들은 내년 말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가 1.375%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6월 1.125%보다 높아진 것이다. 또 17명의 연준 위원 중 금리가 내년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멤버는 14명으로 6월 12명보다 늘어났다. 그러면서 엔/달러 환율은 6년 내 고점(엔 저점)인 108원대에 진입했다.
◇엔저 어디까지?...원/엔 환율 경계감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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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대비 엔화 가치가 6년 저점으로 떨어지면서 엔저를 우려하는 당국자들의 발언도 잇따르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오찬간담회에서 "원/엔 환율은 한국 경제에 여러 영향을 미친다"며 "유심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이번달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에서 "엔 약세가 1년 반 정도 장기간 지속 된 상황에서 추가적으로 계속 약세가 되면 우리에게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지금까지는 일본 수출기업들이 엔화 약세를 수출단가에 본격적으로 반영하지 않았는데, 호전된 수익성을 기반으로 해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다면 우리 수출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원화 대비 엔화 약세가 부각되면서 최근 원/달러 환율이 엔/달러 환율과 연동해 움직이는 모습도 뚜렷해졌다. 이대호 현대선물 연구원은 "원/엔 환율 하락으로 개입경계감이 고조되면서 최근 원/달러 환율이 엔/달러 환율과 오르내림을 같이 하는 경향이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은 "연준이 긴축 방향을 정하면서 내년초까지는 강달러에 따른 엔저가 이어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특별한 시장 충격이 발생하지 않는 한 원화가 엔이나 유로보다는 작은 폭으로 절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위원은 "다만 최근 원/엔 환율이 많이 움직여 개입경계감이 강해졌고 이에 따라 엔에 동조해서 원화가 움직이는 경향이 커졌다"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원화가 엔화에 비해 저평가 된 상황은 벗어났다고 보고, 실물경제에 부담이 될만한 원/엔 환율에 가까이 갔다는 인식이 커져 앞으로 원/엔 환율 하락이 아주 빠르게 진행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