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원? 'NO' 단돈 10만원으로…'사모님 펀드' 가입한다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4.09.18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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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문사, 운용사 손잡고 해외펀드 출시 '박차'···소액으로 자문사 서비스 이용가능 '장점'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시중 자문사 대부분은 2억원 이상의 최소가입금액을 설정해 서민에겐 넘볼 수 없는 진입장벽을 형성하고 있다. 디에스투자자문이나 머스트투자자문 같은 이름난 일부 자문사는 최소가입금액이 5억원인데다 지금은 아예 신규 고객도 받지 않고 있다.

하지만 최근 자문사들이 자산운용사와 손잡고 공모펀드 상품을 속속 출시해 VIP서비스의 진입장벽이 열리고 있다. 단돈 10만원으로도 자문사의 우수한 펀드매니저들이 제공하는 운용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됐다.



18일 대신자산운용은 VIP투자자문과 함께 아시아 가치주에 투자하는 공모 펀드를 출시했다. 같은 날 삼성자산운용도 피데스투자자문과 손잡고 아세안 지역과 베트남에 투자하는 펀드를 곧 출시한다고 밝혔다. 펀드 설정은 운용사가 하고 자문사가 종목을 선정하는 구조로 소액으로도 자문사의 운용 역량을 누릴 수 있게 됐다.

VIP투자자문은 2005년에도 신영자산운용과 함께 신영VIP밸류60, 신영VIP밸류30 펀드를 출시했다. 인지도는 높지 않지만 신영VIP밸류60 A형 펀드의 경우 5년 수익률이 55.8%에 이르는 우수한 성과를 기록 중이다.



최준철 VIP투자자문 대표는 "서민이 명품 브랜드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사기 어려워도 서브 브랜드 아르마니 익스체인지를 통해 아르마니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며 "같은 맥락에서 누구나 VIP투자자문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서브 브랜드' 개념으로 공모펀드 상품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삼성자산운용은 운용사 펀드와 자문사 운용을 결합한 독특한 펀드를 준비 중이다. 아세안과 베트남에 50대 50으로 투자하는 '삼성아세안플러스베트남 펀드'는 아세안 지역은 삼성아세안 펀드로 투자하고 베트남 종목 자문은 피데스투자자문이 담당한다. 삼성아세안 펀드는 2007년 설정 후 수익률 170%로 실력을 검증받은 상품이다.

그간 자문사와 운용사가 손잡고 출시한 사모펀드 상품은 상당수 있었다. 하지만 공모펀드는 드문 편인데다 일부 출시한 상품도 인지도가 낮아 자금이 잘 유입되지 않았다. 그나마 2006년에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 자문사 시절 동부투신운용과 함께 출시한 동부차이나펀드가 한 때 시장에서 주목받은 바 있다.


이번에 출시되는 자문사-운용사 펀드는 해외 시장에 투자하는 상품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대신VIP 아시아그로스 펀드는 한국과 아시아 지역에, 삼성 아세안 플러스베트남 펀드는 아세안 지역과 베트남에 투자한다. 국내 자문사들의 투자 영역이 한국 증시를 넘어 아시아 권역으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VIP투자자문은 2007년부터 해외 투자를 시작했다. 2012년 7월 자체 상품인 아시아그로스 사모펀드를 출시, 설정 후 수익률 33%를 기록 중이다. 홍콩에서 인가받은 운용사인 페더스트리트 인베스트먼트(자회사)에 지분 투자를 단행, 해외 운용 부문에서 협력 중이다.

피데스투자자문은 2007년에 베트남 호치민에 사무소를 개설해 현재 7명의 인력이 현지에서 베트남 시장을 집중분석하고 있다. 베트남 지역에 특화된 전문성을 일찍부터 준비해온 것이다.

그밖에 쿼드투자자문도 지난 2월 홍콩에 자회사인 쿼드캐피탈매니지먼트를 설립했다. 자문사들이 장기적으로 해외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투자의 눈을 해외로 돌리고 있는 것이다.

송상종 피데스투자자문 대표는 "국내 주식시장만으로는 적정 수익을 내기 어려운 때가 올 것을 예상하고 일찍부터 대안 시장에 대한 리서치를 실시해왔다"며 "베트남 같은 인구구조, 경제발전 면에서 고성장하는 대안 시장에 대한 투자가 점점 확대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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