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부지 '3.3㎡당 4억원' 매각… 강남 땅값 견인할까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2014.09.18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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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조 낙찰가 지나치게 높지만 개발 기대감에 가격상승 전망"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공사 전경. / 사진 = 뉴스1(박지혜 기자)서울 삼성동 한국전력공사 전경. / 사진 = 뉴스1(박지혜 기자)


"건물이나 임대료에 이미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에 당장 큰 움직임은 없겠지만 앞으로 서서히 오를 겁니다. 현재 한국전력(이하 한전) 부지 주변 건물은 매물이 없어 살 수도 없습니다."(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인근 D개인공인중개소 대표)

18일 현대차그룹 컨소시엄(이하 현대차컨소시엄)이 한전부지 낙찰가로 감정가(3조3000억원)의 3배가 넘는 10조5500억원를 제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강남 일대 부동산시장은 가격상승 기대감이 무르익는 분위기다.



이미 한전 이전 계획이 발표된 수 년 전부터 개발 기대감이 건물시세와 임대료 등에 반영된 상태여서 단기적으로 가격이 크게 뛰지는 않겠지만 개발이 본격화되면 상승세를 탈 것이란 전망이다.

현대차그룹 컨소시엄이 한전부지 낙찰금액으로 제시한 10조5500억원을 부지면적 7만9342㎡으로 나누면 3.3㎡당 약 4억3000만원이 넘는다. 국내 최고 공시지가인 명동 네이처리퍼블릭(3.3㎡당 2억5455만원)보다 약 2억원 가량 비싸다.



현재 한전부지와 인접한 대로변 빌딩가격(토지와 건물포함)들과 비교하면 2배가 넘는 금액이다. 현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한전부지와 인접한 영동대로 대로변 빌딩의 3.3㎡당 가격은 1억7000만~1억8000만원 선이다.

상권이 더 발달된 지하철 2호선·신분당선 강남역 쪽과 비교해도 가격차이가 상당하다. 테헤란로와 인접한 3.3㎡당 건물가격은 2억~2억5000만원 가량이다. 대로변과 다소 떨어져있을 경우 같은 면적에 1억~1억5000만원으로 낮아진다.

코엑스 인근 S개인공인중개소 대표는 "아직까진 가격상승 기미가 보이지 않지만 개발시기가 되면 가격이 상당히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비슷한 수준의 가격까지는 힘들겠지만 적어도 지금보다 10~20%가량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현대차그룹 컨소시엄이 시장의 기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 받으면서 이에 따른 주변 부동산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오피스 빌딩과 상가를 중심으로 가격이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택 중에선 재개발이 가능한 인근 다가구·다세대와 빌라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주변 부동산가격이 상승하면서 재개발에 따른 사업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함영진 부동산114리서치센터장은 "초고층 빌딩과 대기업 사옥이 이전하는 등의 호재와 MICE사업 등 추진예정인 개발사업 등의 기대감까지 작용해 주변 부동산 시장 가격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낙수효과로 주변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인 상승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도 "엄청난 규모의 땅값이 기존보다 3배가 뛰어오른 것"이라며 "이 일대를 포함해 강남권 일대 부동산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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