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연주, 세종문화회관서…" 시민 연주자 위한 '선물'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2014.09.17 17:11
글자크기

시민 2200여명으로 구성된 51개 아마추어 단체 '세종문화회관'에서 '꿈의 무대' 펼쳐

지난 7월 열린 '생활 오케스트라' 참가 경연 대회 오디션 현장. /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지난 7월 열린 '생활 오케스트라' 참가 경연 대회 오디션 현장. /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연주하는 내내 이렇게 행복해도 될까 싶을 정도로 저만의 인생이 가득 차오르는 걸 느껴요."(전민숙 단원·74·만돌린)

10대부터 70대까지 세대를 막론한 51개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단체 소속 2200여명의 시민들이 세종문화회관에 입성한다. 아마추어 음악 단체가 ‘특별한 목적’이 아닌 ‘순수 공연 목적’으로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오르는 것은 처음이다. 전국 150여개 시민 오케스트라 중 예선, 결선을 거쳐 최종 51개팀이 뽑혔다.

51개 단체는 10월14~19일 세종문화회관(대극장, M씨어터, 체임버홀, 중앙계단, 광화문광장)에서 생활 오케스트라 축제 ‘모두를 위한 오케스트라’(Orchestra for All)란 이름으로 공연한다.



공연 구성은 다채롭고 ‘섞임’의 연속이다. 3세대가 어우러진 단체나 수도권, 대구, 춘천 등에서 모인 단체들이 3, 4개씩 그룹을 지어 특색있는 주제에 맞춰 연주한다. 44개 단체는 12개 주제로 대극장 등 3개 공연장에서, 7개 단체는 광화문 야외무대에서 그간 갈고 닦은 실력을 뽐낸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19일 피날레 무대. 여러 단체들이 힘을 합쳐 준비한 연합 공연이 차례로 마련됐다. 이날 오후 3시30분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600명의 윈드 오케스트라’와 5시 대극장에서 임헌정 지휘로 연주되는 베토벤 5번 ‘운명교황곡’은 시민 예술의 힘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현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생활 오케스트라' 오디션 현장. /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생활 오케스트라' 오디션 현장. /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이 축제의 특징은 관(官)이 아닌 민(民) 주도로 이뤄진 시민의 자발적 참여의 결과물이라는 점이다. 50여개 단체들은 지난 3월 수차례 토론을 거쳐 축제의 방향과 프로그램을 정하고 모두가 즐기는 ‘오케스트라 운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이 축제가 일회성이 아닌 장기간 축제로 이어가기위해 한국생활예술음악인협회(가칭)를 별도로 조직하고 내년 축제도 구상하고 있다.

이들이 시민 축제에 팔을 걷어부친 것은 지역 문화기반 시설이 부족해 활동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발표한 ‘공연예술 실태조사’에 따르면 문예회관·공연장의 평균가동율은 35% 수준이다. 나머지 공연장은 일반 행사로 채워지거나 휴관인 셈.

‘생활 오케스트라 운동’은 비어있는 공연장에 자발적인 콘텐츠를 채우고, 지역 주민에게 재능기부와 예술교육으로 시민과 예술을 나누자는 취지에서 가동됐다.


봉원일 축제협력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축제에 모인 2200명의 시민 예술가들은 이 시대 평범한 아버지, 어머니, 딸과 아들”이라며 “이들의 순수한 열정이 모인 축제라 더 감동적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