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S는 특히 환 헤지(위험회피)와 통화가치가 상호작용하며 변동성이 커지는 '피드백 루프'(feedback loop) 위험의 치명적 파장을 우려했다.
보고서는 "이런 위험이 현실화하면 신흥시장의 취약성이 더 커지고 기업들이 받는 장부상 스트레스는 다른 부문으로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며 "이는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이 보유한 채권에 막대한 손실을 안겨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의 통화긴축 위험에 가장 많이 노출된 나라로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터키 등이 '5대 취약국'(Fragile Five)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FRB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임박했다는 소식에 달러가 강세를 띠면서 주요 신흥국 통화 가치는 이미 급락세를 띠고 있다. 미국의 금리가 실제로 급격히 오르면 신흥국 외환시장이 얼마나 큰 충격을 받을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신흥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가 오른 만큼 신흥국 기업들의 '달러 빚' 상환 부담도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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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S는 보고서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느슨해진 선진국 통화정책은 대규모 자금이 신흥국으로 유입되는 배경이 돼 신흥국 경제에 이익을 가져다줬지만 반대로 자산거품 우려가 커진 신흥시장은 외부 충격에 더 취약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도 그럴 게 주요 신흥국 기업들이 2009-2012년 해외에서 차입한 자금은 3750억달러(약 389조3624억원)로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이전 4년 동안 차입한 액수의 2배가 넘는다.
BIS는 신흥국 기업들의 차입비중이 이렇게 높아진 데 따른 위험을 정확히 평가하기엔 자료상 한계가 있지만 여러 지표들은 기업들의 차입 부담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한 예로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는 최신 보고서에서 중국 기업, 특히 부동산개발업체들은 차입 규모가 다른 신흥시장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커 중국의 저성장 및 이윤 축소 환경에서 채무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