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길어지는 조정, 대외변수 점검해야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14.09.03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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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시장의 조정이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주가약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코스피 지수는 지난 2일 2주일만에 다시 단기 추세선 밑으로 내려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코스피 지수는 5일 이동평균선은 물론 20일선도 하향 이탈하는 약세를 보였다. 그러나 시장 전반적으로 볼 때 하락을 크게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상승여력이 부족해 보이는 건 사실이나 그렇다고 전반적인 시황관을 바꿀 단계는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 S&P500지수는 여전히 사상최고치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국 증시는 연중 최고치로 올라서 있다. 최근 들어 매수강도가 둔화되기는 했지만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6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 관련 후속대책 등 정부정책 발표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금융을 비롯한 내수주와 코스닥 시장이 꾸준하게 상승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봐야한다.



다만 한국증시에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은 환율에 대한 우려다. 최근 증시국면처럼 조정이 길어질 때는 대외여건 가운데 매크로 변수의 변화에 민감해지는 측면이 있는데, 이번에는 일본 엔화의 약세가 주목받고 있다.

추가 양적완화가 논의될 4일로 예정된 일본은행(BOJ)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원화대비 엔화 약세가 심화되고 있는 점이 국내 수출주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엔화약세로 인해 한국증시 보다는 일본증시의 투자메리트가 상대적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전날 코스피 약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엔화약세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긴 하지만 이번 일본은행 통화정책회의에서 급격한 양적환화가 결정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엔화 약세는 일본은행의 양적완화보다는 일본연금의 해외투자 비중 확대가 더 큰 이유로 풀이된다"며 "특히 일본의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이 4개월 연속 일본은행의 목표치(2%) 웃돌고 있음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물가가 지난 2009년 10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지며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유로존과 달리 일본은 일단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당장 추가 양적완화에 나설 명분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양적완화는 소비세율 인상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내년 4월로 예상된다는 게 박 연구원의 지적이다.

다만 엔화가 장기적으로 약세를 이뤄갈 가능성은 충분히 높아 보인다는 점에서 이를 감안한 투자전략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아울러 국내 수출기업들의 경쟁력을 약화시킨 요인으로 꼽히는 원화 강세도 장기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결국 수출기업들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얘기다.

한편 미국 뉴욕증시는 9월의 첫 거래일인 2일(현지시간) 경제지표 호조에도 불구하고 랠리에 대한 경계감 등으로 인해 혼조세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장중 사상 최고를 경신한 후 소폭 하락한 반면 나스닥지수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S&P500지수는 이날 전날보다 1.09포인트, 0.05% 내린 2002.28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장중 2006.15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를 경신했으나 이를 지키지 못하고 결국 소폭 하락했다.

다우지수도 전날대비 30.89포인트, 0.18% 하락한 1만7067.56으로 마감했다. 반면 나스닥지수는 기술주 강세에 힘입어 전날보다 17.92포인트, 0.39% 오른 4598.19로 장을 마쳤다. 이날 발표된 제조업지표와 건설 지표가 호조를 보였으나 사상 최고 랠리에 따른 경계감이 형성된 게 증시 혼조세를 부추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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