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2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450만 명의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서명을 청와대에 전달하기 위해 삼보일배를 하며 행진하고 있다. 2014.9.2/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지난 5월13일 '4·16 참사 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한 1000만인 서명'에 돌입한 뒤 이날까지 485만명의 국민이 서명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현재 우리나라 남한 인구인 4900만명을 기준으로 볼 때 국민 10명당 1명이 참여한 셈이다.
유가족들은 전날 새누리당과의 3차 회동이 30분만에 결렬로 끝난 것과 관련해 "새누리당은 수사권·기소권이 위헌이라는 입장을 유지하며 세월호 진상규명에 의지가 없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이라며 "국민을 기만하고 행동을 멈추고 진정성 있고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유가족들은 지난달 15일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국민 350만명의 서명용지 1차분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날에는 이후 기간동안 추가로 모은 135만명의 서명 용지를 62개의 박스에 담아 청와대에 제출하고자 했다.
3보1배에 참여한 40여명의 유가족들은 흰셔츠를 입고 목장갑과 무릎보호대도 준비했다. 일부는 목에 손수건을 두르거나 밀짚모자를 준비해 오기도 했다. 목에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희생 아이들의 사진이 들어있는 목걸이가 걸려 있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2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450만 명의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서명을 청와대에 전달하기 위해 삼보일배를 하며 행진하기 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14.9.2/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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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을 든 시민들이 '진상규명', '안전사회'를 외치며 북을 치면 유가족들이 절을 하는 순서가 반복됐다. 대로를 지나는 차소리를 제외하면 조용한 광화문광장에 묵직한 북소리만이 울려퍼졌다.
절을 하다 지친 가족들이 탈진할 것을 염려해 옆에는 생수병이 하나둘씩 놓였다. 이들 뒤로는 신부·수녀님을 비롯해 일반 시민들도 서서 힘을 보탰다.
2시간여동안 경찰이 길을 터주지 않자 일부 유가족들은 눈물을 흘렸다. 가족들이 하나둘씩 경찰을 붙잡고 길을 터달라고 애원했다. 마이크를 잡고 항의하며 청와대를 향해 응답 없는 외침을 반복하는 가족들도 있었다.
이 자리에서 단원고 2학년8반 고(故) 이재욱군 어머니 홍영미씨는 "국민이 없으면 국가가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며 "국가를 구성하는 가장 근본은 양심있고 인간성이 살아있는 국민의 목소리"라고 호소했다.
홍씨는 "우리 목소리 들어주고 억울함 풀어달라는 게 아니라 잘못된 나라를 제대로 만들자는 것"이라며 "철저하게 진상규명해 나라를 아끼고 짊어지고 가실 분이라면 지금이라도 우리의 소리를 들어달라"고 말하며 울먹였다.
유가족들은 '우리가 죄인인가', '죄 지은 것도 아닌데 왜 가로막느냐'며 경찰에게 계속 항의했으나 이들의 외침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빗방울이 하나둘씩 떨어져도 이들의 3보1배는 4시간째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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