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고점돌파 앞둔 한국증시, 뉴욕의 변수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14.08.29 08:07
글자크기
코스피지수가 쉽게 2080선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 전날 코스피는 장중 2088.03까지 오르는 강세를 보였으나 오후 들어 쏟아진 매물을 견디지 못하고 종가에는 2075.76으로 밀렸다.

지수는 강보합으로 끝났으나 연중 고점이자 최근 3년간 고점인 2082.61을 넘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반면 코스닥은 연고점(571.23)에 바짝 접근한 570.24에 끝났다.



코스피만 놓고 보면 우상향하는 완만한 강세가 계속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나, 마지막 부족함을 채워주는 2%가 부족한 모습이다. 지리한 기간조정이 계속되고 있는 셈인데, 이에 맞춘 투자전략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여기서 또 하나 변수가 생겼다. 바로 미국 증시의 조정 가능성이다. 미국 뉴욕증시는 전날 2분기 성장률과 고용 지표 호조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우려 등으로 인해 S&P500지수가 2000 밑으로 떨어지는 등 하락했다.



S&P500지수는 이날 전날보다 3.38포인트, 0.17% 내린 1996.74로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S&P500지수는 나흘 만에 사상 최고 행진을 마감하면서 2000선 밑으로 떨어졌다.

다우지수도 전날대비 42.44포인트, 0.25% 하락한 1만7079.57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 역시 전날보다 11.93포인트, 0.26% 내린 4557.69로 장을 마쳤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감이 다시 고조된 게 이날 증시 하락을 부추겼다. 우크라이나는 이날 러시아군이 동부 지역을 침공했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2분기 경제 성장률 수정치와 고용·주택 지표는 호조를 보였으나 호재로 작용하지 못하고 오히려 연방준비제도의 조기 금리 인상 우려만 낳았다.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정치는 4.2%로 지난달 발표된 잠정치 4.0%를 웃돌았다. 미국의 지난주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보다 1000건 감소했고, 7월 미결주택매매는 전월보다 3.3% 증가하면서 11개월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증시 상황에 따라 무시할 변수가 되기도 하고, 약세의 핑계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현상 자체를 '상승에 따른 부담감'이 투자심리에 반영됐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일단 미국증시에 대해서는 2가지 시각이 존재한다. 하나는 꾸준한 상승세가 계속된다는 전망과,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강세의 전망에는 미국경기 호조와 유럽의 재정확대, 금리인하 등 경기부양책 시행이 눈앞으로 다가왔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된다.

백찬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아시아 시장의 투자 전략을 담당하고 있는 홍콩 글로벌 기관 매니저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향후 1년간 투자 유망 지역과 자산군을 가늠해 봤다"며 "JP모건, UBS, 블랙록, 누버거버만 등 매니저들의 공통점은 글로벌 경기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회복되고 있으며 채권 보다는 주식자산의 비중을 늘리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는 미국 시장의 경우 고점논란이 있으나 실적과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여전히 투자가 유효하다는 판단을 가지고 자산배분 전략을 구성하고 있었다"며 "미국과 유럽의 경우 실질 GDP가 상승하는 국면에 진입했고 이 추세는 내년 역시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에 해당 지역의 주식자산 편입을 지속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반면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S&P500의 기대 수익률은 10% 내외고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은 15.8배가 적정하다"며 "S&P500지수 2000를 기준으로 한 PER은 15.8배"라고 지적했다.

최근 30년간 S&P500의 강세장은 총 여섯 번으로 1975년, 1982년, 1988년, 1995년,
2003년, 2009년 등이다. 여섯 번 모두 강세장 5, 6년 후 조정이 나타났다. 엄청난 가격 조정이나 기간 조정 중 하나의 형태였다는 게 곽 연구원의 설명이다.

그는 "이번에는 피해가리라는 낙관론보다는 유비무환의 마음이 필요한 때"라며 "(미국 주식에 대한) 추가 매수전략은 밸류에이션이나 역사적 패턴 상 성공 확률이 낮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최근 미국보다는 중국증시가 코스피에 보다 큰 영향을 미치곤 있으나 뉴욕이 갖는 상징성은 무시하지 못한다. 중국도 뉴욕의 영향권에서는 크게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을 볼 필요가 있다.

일단 29일 국내증시는 코스피지수의 2080선 진입 재시도와 코스닥의 연고점 도달 등의 이슈가 있다. 두 가지 모두 크게 어렵지는 않으나 기관의 매매 스탠스 변화에 따라 시장에 순응하는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