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주식' 조정국면..'너무 올라 vs 더 간다'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2014.08.28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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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밸류에이션을 기록하고 있는 '비싼 종목'들의 랠리는 계속될까. 그동안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몸값이 높아졌던 종목들이 최근 조정을 받고 있는 가운데 시장은 이들 종목들의 방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7일 코스피 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과 호텔신라 주가는 전날보다 각각 3.43%, 8.81% 급락·마감했다. 전날인 26일 장중 사상 최고가인 234만원까지 올랐던 아모레퍼시픽은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며 1.92% 하락세로 장을 마쳤고 같은 날 호텔신라도 2.25% 하락하며 조정을 받았다. 아모레G도 주가가 2.03% 빠지며 2거래일째 약세를 보였다.



이들 종목은 올해 대형주 중 수익률 상위 1~3위 종목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높은 주가수익비율(PER)을 기록하며 '비싼 종목'으로 평가받는 이들 종목들은 최근까지 시장의 러브콜을 받아왔다. 이들 3개 종목 외에도 올해 대형주 수익률 톱 10 종목 중 대부분의 PER는 20배가 넘는다.

'비싼 주식' 조정국면..'너무 올라 vs 더 간다'


이 같이 비싼 종목들이 시장을 주도한 것은 지난 2011년 이후부터다. 2011년 상반기 자동차, 화학, 정유, 이른바 '차화정' 종목들이 강세를 마감한 이후부터 고PER주들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변준호 BS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대형주를 기준으로 2011년은 2000년 이후 처음으로 고PER주가 저PER주를 이긴 해"라며 "이후 비싼 종목들의 주가가 더 오르고 싼 종목들의 주가는 계속 싸거나 더 낮아지는 차별화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비싼 종목'들이 각광을 받아온 원인 중 하나는 시장의 실적 불확실성 확대다. 변 연구원은 "경기 사이클이 사라지고 호황도 불황도 아닌 애매한 구간에 위치하면서 실적 양극화가 심화됐다"며 "특히 실적이 좋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기업이 적다는 점은 비싼 종목들의 주가 강세를 더욱 강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이들 종목들의 시장 주도력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과열된 고PER주에 대한 본격적인 조정이 시작된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날 CJ대한통운과 CJ가 각각 3.58%, 3.22% 하락했고 현대글로비스와 고려아연 주가도 각각 1.99%, 2.27% 빠지는 등 고PER주들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이에 대해 시장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많이 올랐던 종목에 대한 차익실현 욕구가 높아지면서 이들 주가가 큰 폭으로 밀렸다"며 "이미 전날부터 이같은 움직임이 감지됐다"고 말했다.

IT, 자동차 등 수출주들의 움직임도 주목해야 할 변수다. 그동안 수익 부진으로 시장의 외면을 받아왔던 이들 종목들이 턴어라운드해 다시 시장의 중심으로 올라설 경우 시장의 흐름은 바뀔 수 있다.

김성노 KB투자증권 이사는 "기준금리 인하 이후 MMF를 중심으로 증시에 자금유입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은 주식시장 유동성에 긍정적"이라며 "IT, 자동차 업종의 밸류에이션 매력은 여전히 높은 상태"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시장이 지나치게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함승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면세점 운영권 신규허용을 확대할 것이라는 뉴스에 이날 호텔신라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했다"며 "대기업으로의 면세권 신규 부여를 가능케 하는 조치는 신규 진입업체 뿐 아니라 기존 업체의 출점 가능성도 높일 것이기에 기존 업체에 부정적이라는 해석은 오류"라고 지적했다.

'비싼 종목'들의 랠리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변 연구원은 "우리 수출의 박스권 돌파는 연말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이고 기업들의 3분기 실적도 오는 10월 말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라며 "대형주 중심 구도에서 비싼 종목들의 시장 주도력은 최소한 가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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