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버스 블랙박스 공개..승객 '살려 달라' 소리쳐

머니투데이 이슈팀 이영민 기자 2014.08.27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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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경찰청은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덕곡천에서 급류에 휩쓸려 침수된 시내버스의 블랙박스 영상을 27일 공개했다./ 사진제공=경남경찰청 경남경찰청은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덕곡천에서 급류에 휩쓸려 침수된 시내버스의 블랙박스 영상을 27일 공개했다./ 사진제공=경남경찰청


경남경찰청은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덕곡천에서 급류에 휩쓸려 침수된 시내버스의 블랙박스 영상을 27일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은 침수된 도로를 운행하던 버스가 급류에 휩쓸려 하천에 빠진 뒤 떠내려가다가 다리 교각에 부딪힌 순간까지 상황을 38초 가량 담고 있다.

버스는 도로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흙탕물이 뒤덮인 곳에서 차체 아랫부분이 잠긴 상태로 운행됐다. 오후 2시47분 6~7초에 한 차례 충격을 받은 듯 버스 손잡이와 화면이 심하게 흔들렸다. 12초부터는 하천으로 빠진 듯 동력을 잃고 급류에 떠내려가기 시작했다.



위험을 인지한 승객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운전석 쪽으로 몰려나왔다. 그러자 운전기사 정모(52)씨는 24초에 앞 출입문을 개방했다. 하지만 당시는 이미 바깥에 물이 높이 차오르고 물살이 거센 상황이어서 승객들은 탈출할 수 없었다.

사고 장면을 목격한 이모(53·여)씨는 "천천히 운행하던 버스가 한동안 멈춰 서 있더니 갑자기 하천으로 빨려 들어갔다. 차량 밖으로 튕겨 나온 승객 몇 명이 '살려 달라'라고 소리를 질러 마을 주민들이 구조하려 했지만 물살이 워낙 거칠어 접근이 어려웠고, 곧 물살 속으로 사라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목격자 김모(63·남)씨 역시 "버스가 상습 침수 지역인 지방도를 피해 농로로 우회하려다 사고를 당한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경찰은 "오후 2시47분30초 이후 영상은 사고로 완전히 침수된 탓인지 아예 촬영되지 않았다"며 "그 이전 블랙박스 영상에 대해서는 복원 작업을 계속하고 있으며 폭우 속에 운행을 강행한 버스 업체 측 책임은 없는지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영상을 통해 당시 탑승자 7명을 확인했다. 이 가운데 6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재 나머지 실종자 1명을 수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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