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자본 오피스시장 대공습‥1.9조 투척 프라임급 싹쓸이

머니투데이 임상연 기자 2014.09.01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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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거래된 대형 오피스 7개중 5개 매입‥소파즈·ARA 등 신규 외국자본 속속 출사표

외국자본 오피스시장 대공습‥1.9조 투척 프라임급 싹쓸이


국내 오피스시장에 외국자본이 몰려들고 있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당시 도심권 오피스를 헐값에 사들여 적잖은 수익을 올린 외국자본이 다시 오피스 사냥에 공격적으로 나선 것.

특히 최근에는 소파즈(SOFAZ), ARA 등 낯선 외국자본들까지 가세해 대형 오피스를 거의 싹쓸이하다시피 하고 있다. 공급과잉에 따른 공실위험으로 오피스 투자에 보수적으로 돌아선 국내 기관들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파인애비뉴 등 4000억원 이상 빅딜 외국계 독식
1일 부동산컨설팅업체 교보리얼코와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최근까지 거래된 3만3000㎡ 이상 대형 오피스는 총 7개로 거래대금은 약 2조1400억원에 달한다.

이중 외국자본이 사들였거나 매입 예정인 곳은 파인애비뉴 A동, 대구파이낸스센터(DFC)·대구시티센터(DCC), 케이트윈타워, 동자8지구 오피스, 스테이트타워남산(사진) 5개로 거래대금은 1조8600억원을 넘는다.



거래건수로는 71%, 금액으로는 87%를 외국자본이 차지한 것. 거래금액 기준으로는 지난해(3건, 약 6000억원)보다 3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특히 올해 거래된 4000억원대 이상 프라임급 빅딜은 외국자본이 싹쓸이했다. 지난 4월 아제르바이잔 국부펀드인 소파즈가 파인에비뉴 A동을 4775억원에 사들인 데 이어 6월에는 미국계 사모펀드인 KKR와 홍콩계 투자회사인 림어드바이저스가 5000억원 이상을 주고 케이트윈타워를 매입했다.

올해 최대어로 꼽힌 스테이트타워남산도 아랍에미리트의 국부펀드 아부다비투자청(ADIA)에 매각될 예정이다. 스테이트타워남산의 총 매매대금은 5300억원가량으로 3.3㎡당 2600만원에 달한다. 이는 올해 거래된 오피스빌딩 중 최고가다.


외국자본은 최근 매물로 나온 대형 오피스 인수에도 적극 나섰다. 실례로 한국씨티은행 본점은 아시아 최고 거부인 리카싱 회장의 청쿵그룹 산하 부동산투자회사 ARA에 매각이 유력시된다. 운용자산이 21조원에 달하는 ARA가 국내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은 처음이다.

매각입찰을 준비 중인 정동빌딩, 올리브타워 등도 외국자본이 러브콜을 보내며 눈독을 들이고 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새로운 해외 국부펀드와 부동산투자회사들까지 속속 진출하면서 오피스 인수경쟁이 뜨겁다"며 "정동빌딩 등은 이미 일부 외국계가 가격을 제시할 정도로 강한 인수의지를 내비친다"고 밝혔다.

◇"글로벌 자산배분 차원…중위험·중수익 기대"
국내 오피스시장은 최근 몇년새 신규공급이 늘면서 공실위험이 커진 상황이다. 실제 지난 2분기 서울지역 공실률은 9.7%로 전분기 대비 1.3%포인트 상승했다.

그럼에도 외국자본이 적극 투자에 나서는 것은 선진국이나 여타 아시아지역에 비해 안정성과 수익성이 우수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한 외국계 운용사 대표이사는 "최근 영국 오피스 수익률이 3%대로 하락하는 등 선진국 오피스시장의 기대수익률이 높지 않아 아시아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한국의 경우 공급과잉으로 공실률이 높아지긴 했지만 어느 정도 안정기에 접어든 데다 아직도 프라임급의 경우 5%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어 자산배분 측면에서 매력적"이라고 밝혔다.

최근 유입되는 외국자본의 경우 과거 핫머니와 달리 주로 연기금이나 글로벌 부동산펀드로 기대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는 것도 이유로 꼽힌다. 여기에 기준금리 인하로 자금조달이 보다 유리해진 점도 한몫한다.

정혜진 교보리얼코 연구원은 "최근 국내에 투자하는 외국자본은 과거 고수익 임대수익과 매각차익을 추구하던 사모펀드와는 성격이 다르다"며 "경기에 덜 영향을 받는 핵심자산을 매입해 중장기적으로 수익을 내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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