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2신도시에 '래미안·힐스테이트'가 없는 이유

머니투데이 송학주 기자 2014.08.27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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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X파일]신도시 '흥행'에도 아파트용지 중견업체 '싹쓸이'

@임종철@임종철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사업성이 담보된 공공택지 확보경쟁이 치열하다. 수도권에서 '흥행보증수표'로 불리는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도 예외는 아니어서 아파트 용지의 경우 수십대1의 경쟁률은 기본이다.

하지만 동탄2신도시나 세종시 등 소위 '잘나가는' 택지개발지구에선 대형건설업체 브랜드를 찾는 것이 쉽지 않다. 분양성이 좋고 사업성이 높은 만큼 대형업체들도 관심이 클 텐데 대형 브랜드 아파트를 찾기 어려운 이유는 뭘까.



27일 한국주택토지공사(LH)의 '동탄2신도시 공동주택용지 분양현황' 자료에 따르면 주상복합용지를 포함, 47개 필지 중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 10위 내 건설업체가 수주한 택지는 2곳(포스코건설, GS건설)에 불과하다. 대우건설·롯데건설·한화건설도 앞서 분양했지만 시공업체로 참여했을 뿐이다.

이에 비해 중견업체들의 수주물량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여기엔 계열사나 자회사가 낙찰받은 곳도 적지 않다. 실제 지난 5월 동탄2신도시 마지막 시범단지 용지인 A19블록은 20대1의 경쟁을 뚫고 일성엔지니어링이 당첨됐다.



일성엔지니어링은 금강주택의 자회사로, 시공은 금강주택이 수행한다. 금강주택은 A39·46블록(하이아트 당첨)과 A64블록(펜테리움건설 당첨)까지 모두 4곳에서 분양을 하게 된다.

현행 제도상 공동주택용지는 투기과열지구의 경우 300가구 이상 주택건설 실적과 시공능력이 있는 업체만 우선 공급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현재 전국에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곳은 한 곳도 없다.

결국 실적과 관계없이 주택사업 등록업자면 누구든 청약이 가능하고 '추첨'(뽑기)으로 결정하기 때문에 최대한 많이 신청할수록 당첨확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결국 다수 계열사와 자회사 등을 동원해 입찰에 참여해도 되기 때문에 중소업체들이 유리한 구조라는 지적이다.


대형건설업체는 계열사 편입 등의 문제로 자회사 설립이 어려워 동원 가능한 업체수가 부족해 당첨확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자회사 가운데는 주택건설 실적이 전혀 없는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도 다수 포함된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다.

이런 자회사가 당첨되면 시행사가 되고 시공실적이 있는 모회사가 공사를 맡아 사업을 추진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동탄2신도시 수요자들은 대형 브랜드 아파트를 분양받기 쉽지 않다.

실제 동탄2신도시에서 현재까지 '래미안'이나 '힐스테이트' 'e편한세상' 브랜드를 가진 아파트는 전무하다. 경기 화성시 반송동 인근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대형 브랜드 아파트가 분양가는 다소 비싸지만 그럼에도 대형업체 물량을 찾는 고객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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