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내부거래 증가 비중은 SK(3.49%포인트), KT(1.76%포인트), 포스코(1.26%포인트) 순으로 많이 증가했다. 금액은 SK(5조2900억원), LG(1조1600억원), KT(5000억원) 순으로 많이 늘었다. SK와 KT는 회사분할로 기존 사업부간 사내거래가 계열사간 내부거래로 전환된 것으로 풀이된다.
내부거래 비중은 서비스업 분야에서 높게 나타난 반면, 내부거래 금액은 제조업에서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시설 투자가 필요 없는 서비스업의 경우 내부거래가 비교적 쉽게 이뤄지고, 제조업은 거래 금액 자체가 많이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기업마다 사정이 모두 다르겠지만, 내부거래 비중이나 금액이 과거보다 완화되고 있다"며 "불경기로 매출이 줄어서 내부거래가 감소한 측면도 있지만, 총수 일가 사익편취 규제 때문에 줄이고 있는 곳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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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총수 2세 지분율과 내부거래 비중 간엔 더욱 뚜렷한 비례관계가 나타났다. 경영권 승계 작업에 따른 일감몰아주기가 의심되는 대목이다. 총수 2세 지분율이 100%인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이 눈에 띄었다. 이들 7개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54.54%로, 전년(47.24%)에 비해 7.3%포인트 상승했다. 지분율이 20~50%인 회사는 오히려 3~4%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상위 10대 집단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총수 2세 지분율이 100%인 3개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54.99%로 전년(46.63%)에 비해 8.36%포인트 상승했다. 지분율 50% 이상일 경우에도 0.55%포인트 올랐다.
이밖에 총수 일가 지분율(20% 이상)과 내부거래 비중(30%)이 모두 높은 회사는 주로 서비스업 분야 회사였다.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광고대행 등 주요 세부업종의 경우 사업의 특성상 다수 계열사와 내부거래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는 특정 계열사에 대해서만 내부거래가 발생하는 제조업과 다른 특징이다. 이들 업종의 기업은 총수 또는 총수 2세 지분율이 매우 높다는 얘기다.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의 내부거래가 전년보다 비중(0.81%포인트 ↓)과 금액(1조5400억원 ↓) 모두 감소한 것도 특징이다. 공정위는 올해 4월 총수 일가 지분율 20%(상장사 30%) 이상인 187개 회사를 사익편취 규제 대상으로 정했다.
공정위 고위관계자는 "그동안 일감몰아주기 관행이 문제됐던 기업들을 대상으로 사익편취규제를 적용한 결과 내부거래 비중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며 "불법과 편법으로 총수 2세의 경영권 승계 또는 불법으로 일감을 몰아주는 행위에 대한 감시를 철저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