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근영 넥슨 마비노기 파트장/사진제공=넥슨
게임에는 세계관이 있다. 무턱대고 전투를 벌이는 것이 아니라 게임에 녹아있는 큰 줄기의 이야기가 존재한다. 초기 PC온라인게임에는 세계관만이 존재했지만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 출시 이후 '퀘스트' 위주의 게임 흐름이 자리 잡게 돼 게임 내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은 더 높아졌다.
강 파트장은 "영화나 문학이 발단, 전개 등의 과정을 거쳐 이야기를 고조시켜간다면 게임의 초반 이야기 전개 과정이 느슨해서는 안 된다"며 "예를 들어 초반 1시간 동안 아이템 수집만 하다가 후반 1시간 동안 전쟁을 치르는 과정이라면 초기 과정에서 게임이 지루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게임 이용자는 초기에 공개된 게임 줄거리를 통해 전체 이야기를 유추해낸다. 각 캐릭터의 배경을 분석하기도 하고 이 이야기가 최종적으로 어떻게 끝날 것인지에 대해서도 유추해낸다. 커뮤니티, 게임 속 대화를 통해 구전되고 이야기가 정교화 되며 후반 콘텐츠가 공개되기도 전에 이용자들 사이에서 전체 이야기의 콘셉트가 정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게임 시나리오 담당은 후반에 공개할 모든 이야기를 미리 만들어 놓지만 게임 이용자의 기대와 다를 경우 불가피하게 이를 수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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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A캐릭터는 지금까지 공개된 콘텐츠를 통해서는 매우 어두운 캐릭터였다. 대신 주인공급 비중은 아니었다. 후반에 공개할 콘텐츠에서 B의 반전 매력을 보여주고 주인공급으로 끌어올리려는 시나리오가 있다고 가정하자. 그런데 초반 콘텐츠에서 예상을 깨고 A캐릭터의 어두운 면을 이용자가 너무 좋아한다. A캐릭터의 카리스마 있는 매력이 이용자들을 통해 계속 회자된다. 이럴 경우 A캐릭터의 반전을 이끌어내기에는 무리가 생긴다. 연재형 만화, 소설에서도 종종 일어나는 경우지만 게임 특성상 이용자의 반응과 해석은 문학이나 만화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향후 시나리오를 만들어 놓아다가도 새롭게 다시 써야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강 파트장은 "과거 패키지 게임은 출판 콘텐츠에 가까웠지만 온라인게임은 라이브로 수년간 서비스되기 때문에 연재형 콘텐츠와 궤를 같이 한다"며 "변화 가능성이 커 후반에 공개될 콘텐츠는 큰 줄기만 만들어놓는 편이다"고 말했다.
마비노기 더 드라마 이리아/사진=넥슨
강 파트장은 전체 시나리오를 미리 만들어놓고 매주 콘텐츠를 공개했다. 업데이트 주기가 짧아 본래 만들어놓은 이야기를 크게 벗어나지 않고 이끌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고, 연재형 업데이트였기 때문에 반대로 이용자 반응을 살펴가면서 세부 이야기를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지난 4월 마비노기의 게임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한 소설책 '마비노기 더 드라마 이리아'를 출간할 수 있었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강 파트장은 "이용자가 주요 캐릭터가 되는 상황에서는 소설책을 만들어도 각 캐릭터의 이야기가 달라 이용자가 공감할 수 없다"며 "드라마 챕터에서는 이용자가 방관자적 형태로 게임에 참여했기 때문에 메인 스토리를 중심으로 한 소설책 발간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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