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올라있는 조현룡 새누리당 의원과 박상은 새누리당 의원. 이들의 운전기사들 역시 수사에 중요한 인물로 꼽혔습니다. 다만 한 사람은 의심스러운 돈에 대해 제보를 했고 한 사람은 범행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체포됐습니다.
박 의원은 자신의 승용차 안 가방에 있던 2000만원을 운전기사 김모씨가 가져갔다고 경찰에 신고를 합니다. 변호사를 선임하기 위해 집에 가지고 있던 돈 2000만원을 가지고 나왔는데 김씨가 이를 훔쳐갔다는 이유였습니다.
김씨가 검찰에 가져간 돈은 3000만원으로 알려졌습니다. 집에서 돈을 가지고 나왔다는 박 의원이 가방 속 돈의 액수를 잘 몰랐다는 사실이 드러나 이 돈이 뇌물 등 '검은 돈'이라는 의혹이 증폭됐습니다.
김씨의 절도혐의는 마무리됐고 검찰은 박 의원의 소환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습니다. 다만 김씨의 진술 외에 다른 단서가 발견되지 않아 검찰은 수사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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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처럼 범죄의 중요 단서를 제공하는 운전기사는 과거에도 있었습니다. 부산저축은행에 대한 대검 중수부의 수사 때도 운전기사가 등장합니다.
당시 검찰은 브로커 박태규 씨에게서 1억3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을 기소한 바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박씨 운전기사였던 김모씨가 검찰에서 "박씨와 함께 골프채를 김 전 수석과 그의 부인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합니다. 당사자들이 부정하는 상황에서 김씨 진술이 혐의 입증의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된 것입니다.
지난해 청부폭행으로 지난해 물의를 빚었던 피죤 이윤재 회장 사건 역시 운전기사 송모씨가 경찰에 자수하면서 수사가 급물살을 탔습니다. 당시 송씨는 이 회장으로부터 3억원을 건네받아 이은욱 전 피죤 사장을 폭행할 것을 조직폭력배에게 지시한 김모 이사에게 전달했고 사건이 불거지자 경찰에 자수해 조사를 받았습니다.
◇'비밀'가지고 협박…아예 공범이 되기도
이처럼 거물급 인사의 운전기사들은 그들을 수행하며 '비밀'을 알게 됩니다. 이 비밀로 협박을 하는 운전기사도 있었습니다.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사건에서 브로커 이동율씨의 운전기사인 최모씨가 그런 경우였습니다.
운전기사의 진술로 범행이 드러나는가 하면 운전기사가 직접 범행에 가담하는 경우도 볼 수 있습니다. 브로커 이씨를 수행한 최씨는 파이시티 이정배 전 대표의 돈을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에게 전달하는 자리에 있었고 건네진 돈 다발을 휴대폰 사진으로 찍어놓습니다.
이 사진을 근거로 최씨는 이씨를 협박해 9000만원을 받아 챙깁니다. 최씨의 사진은 물론 최 전위원장의 혐의를 입증하는데 결정적 단서가 됩니다.
운전기사가 아예 범죄에 가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은 저축은행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던 와중 영업정지 사흘 전에 밀항을 시도합니다.
당시 김 회장의 운전기사는 김 회장이 형사처벌을 피하기 위해 밀항을 하려고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음에도 국내 한 은행에서 203억5000만원을 찾아 이중 90억원을 몰고 온 승용차에 옮겨 싣고 밀항예정지까지 김 회장을 데려다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한편 철도분야 민관유착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은 조 의원의 운전기사 위모씨를 체포해 조사 중입니다. 검찰은 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을 역임한 조 의원이 철도 납품업체 삼표이앤씨로부로부터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위씨가 일정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검찰은 위씨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 대로 조 의원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입니다. 이번에도 운전기사의 '입'이 수사에 중요한 역할을 할지 주목되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