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급락 최대 원인은 "FRB 자신감"?

머니투데이 최은혜 기자 2014.08.01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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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의 하락을 초래한 가장 큰 원인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밤사이 미국과 유럽 증시가 급락세를 보이면서 글로벌 악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CNBC는 투자자들의 걱정거리가 우크라이나 사태도, 이스라엘 분쟁도 아닌 FRB라고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프링어 파이낸셜 어드바이저리의 키스 스프링어 최고경영자(CEO)는 "모든 사람들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또 한 번의 충격이 임박했으며 이에 대비하길 원한다는 것"이라며 "모든 사람들은 FRB가 이러한 거품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 지난 25년간 그렇게 해왔기 때문이다. 거품은 서서히 꺼지지 않고 갑자기 터지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투자회사 컨버젝스도 비슷한 조사 결과를 내놨다. 컨버젝스가 시장 참여자 2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단기적 시장 변동성을 초래할 만한 요인으로 'FRB 정책'을 꼽은 사람이 51%에 달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사태(14%)나 이스라엘(16%),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의 정책(4%), 그리고 기타 응답(15%)을 전부 합친 것보다도 큰 비율이다.

또한 응답자들은 시장이 여러 위험 요소에 대해 지나치게 자기만족적이라고 진단했다. 위험 요소들에 대한 무관심의 정도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0%는 "자기만족적(complacent)"이라고 답했고, 16%는 "매우 많이 자기만족적(much too complacent)"라고 답했다.



벨 에어 인베스트먼트의 개리 플램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증시나 바이오테크주, 채권의 거품에 대해 말하지만 지금 당장은 중앙은행의 자신감에 낀 거품이 가장 크다.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FRB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이 막대한 유동성을 시장에 쏟아 붓고 단기금리를 오랜 기간 제로 수준으로 묶어둔 것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플램은 "중앙은행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에 문제가 생긴다면 이는 심각한 영향을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뉴욕증시는 3대 지수가 모두 2% 안팎의 급락세로 마감했다. 다우 지수가 1.9%, S&P500은 2.0%, 나스닥이 2.1% 떨어졌다. 다우와 S&P500 지수의 하락폭은 지난 2월 3일 이후 약 6개월 만에 최대다.

유럽에서는 영국이 0.6% 하락했고 프랑스는 1.5%, 독일은 1.9% 각각 급락했다.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 우려와 유럽의 디플레이션 공포, 아르헨티나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가 증시 급락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우크라이나와 중동 사태 등에도 꿋꿋하게 버티며 랠리를 이어가던 뉴욕 증시가 무너진 것이다.

또 거래 정지됐던 포르투칼 방코에스피리투산토 은행이 리스본 시장에서 25% 내외로 급락한 것 역시 유럽 은행권의 우려를 다시 부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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