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과 솔(Soul)의 오묘한 조화로 본능의 라이브 무대를 꾸리는 신인 록밴드 리플렉스. '펜타 슈퍼루키'를 통해 우승을 거머쥔 이들은 2일 인천펜타포트 록페스티벌 무대에 오른다. /사진제공=브이엔터테인먼트
4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만큼 관객을 일순간 몰입시키는 능력은 출연자 중 단연 최고였다. 괴성을 지르는 보컬이 아닌데도 그 전율의 파장이 폐부를 찌르고, 기교가 뛰어난 연주자들이 아님에도 합(合)의 연주가 심장 박동수를 제어했다.
2일 오후 1시 펜타포트 무대에 서는 이들은 오랜만에 맛보는 ‘본능의 록밴드’다. 라이브에서 보여준 그 원초적 질감의 사운드와 밴드 태도의 깊은 각인때문인지, 지난해 싱글 4곡을 모은 미니음반을 다시 찾아듣는 ‘역청취’ 현상까지 만들어냈다.
그렇다고 이들의 라이브가 죽을 힘을 쓰는 듯한 작위적 연출로 일관하는 것도 아니다. 흘러내린 앞머리로 얼굴을 가린 채 객석이 아닌 자신을 향해 쏟아내는 보컬의 열정은 그 자체로 감동이다. 라이브를 꾸리는 동안, 이들의 태도는 ‘대중을 무시하지 않으면서 무시하는’ 이중의 곡예를 아슬하게 타고 있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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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원은 “남들이 무조건 좋다고 하는 것에 삐딱한 시선이 알게 모르게 배어있다”고 했고, 변형우는 “다른 장르를 차용하는 것에 대한 욕심이 있어도 록의 원형을 잃지 말아야한다는 원칙은 지키려고 한다”고 했다.
이들 음악의 특이함은 록의 원형에서도 다른 장르의 음악에서 느낄 법한 ‘감정선’이 공유된다는 것이다. 마치 미국 록그룹 마룬5처럼, 록과 솔(Soul), 록과 리듬앤블루스(R&B)가 공존한다고 할까. 이런 느낌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이는 보컬 조규현이다.
“제가 좋아하는 음악은 사실 마이클잭슨이나 스티비원더 등 흑인 음악 계열이었어요. 록을 많이 한 편은 아니었죠. 그래서 록의 스트레이트한 줄기는 이어가되, 그 안에서 저를 포함한 다른 악기들의 그루브(groove·리듬감)를 덧입혀 개성있는 색깔을 내려고 했어요. 그건 우리들의 욕심이자 의도였죠.”
이들의 음악을 지켜본 음향 감독은 “완전히 로킹하지도, 완전히 그루브하지도 않은 묘한 느낌이 있다”며 “이 팀은 레퍼런스(참조)가 없어서 신선하다”고 평가했다.
“우리가 록의 전통 계승자는 아니에요. 하지만 록의 혁명군이 되고 싶은 마음은 있어요. 비슷한 장르의 한 팀이 되는 게 아닌, 우리 개성과 느낌이 살아있는 유일한 팀으로 평가받고 싶거든요.”(리플렉스)
오는 10월 쯤 첫 정규 음반을 내는 이들은 이야기를 중심으로 좀 더 다양한 장르가 섞인 모듬 음악들을 담을 생각이다. 이들의 활동이 앞으로 그룹명처럼 ‘반사작용’ 효과가 클지는 사실 미지수다. 하지만 그들의 태도는 여러 곳에 ‘반사’될 것이 분명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