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금리 첫 3%대 진입…은행권 수익 개선 '깜깜'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14.07.30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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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은행, 예대마진 2.49%로 '4년반'만에 최저

가계대출 금리가 사상 첫 3%대에 진입했다. 은행 간 경쟁으로 대출금리가 수신금리보다 빠르게 떨어지면서 지난달 은행권 예대 마진이 4년 반 래 최저 수준으로 축소됐다. 금리인하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올해 은행권의 이자이익 개선은 연초 예상보다 어려워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6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은행 수익성을 보여주는 예대마진(잔액기준 총수신과 총대출 금리차)은 6월 2.49%로 전달보다 2bp(0.02%포인트) 떨어졌다. 전달에 이어 2009년 10월 2.45% 이후 4년 반 래 최저 수준이다. 잔액기준 총수신금리가 연 2.1%로 전월대비 1bp 하락한 동안 총대출금리가 연 4.59%로 더 가파르게(-3bp) 하락하면서 금리 차가 줄었다.



최근 금리 동향을 잘 타나내는 신규취금액 기준 여수신금리도 사상 최저 행진을 이어갔다. 6월중 신규취급액 기준 저축성 수신금리는 연 2.57%로 전월대비 2bp 하락하면서 금리통계가 시작된 1996년 이후 최저를 나타냈다. 대출금리는 사상 최저인 전달 연 4.4%를 유지했다. 다만 대출금리가 보합세를 보이면서 6월 신규취급액 기준 여수신 금리차는 1.83%로 전월보다 2bp 벌어졌다.

한국은행은 시장금리 하락세가 반영되면서 수신금리가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중순 이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채권시장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국채 금리는 지난해 5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대출금리의 경우 운전자금 수요 증가로 기업 대출금리가 상승해 전체적으로는 전달 수준을 유지했지만 코픽스 하락과 은행들의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확대 노력 등으로 가계 대출 금리가 4.02%에서 사상 최저인 3.94%로 하락했다.

은행들이 고정금리로 인정되는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앞다퉈 인하하면서 지난달 말 주담대 금리는 전월대비 5bp 하락한 3.58%로 떨어졌다.

권오영 우리금융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 은행 수익의 85%가 이자수익이기 때문에 예대마진이 낮아지면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며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거론되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현실화된다면 수익엔 더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수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도 최근 보고서에서 "대출자산 성장에도 이자이익과 순이자마진(NIM)이 지속적으로 줄면서 대출확대에 따른 한계순익 증대 효과가 축소되고 있다"며 "연중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희박해 짐에 따라 국내은행의 이자이익 개선은 어렵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이 연구위원은 올해 중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이에 따른 순이자마진 상승으로 이자이익이 늘면서 올해 은행 당기순익을 7조원으로 예상했었다.

올해 1분기 국내은행의 이자이익은 8조5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8% 감소했고, NIM 또한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이던 2009년 2분기(1.72%) 이후 최저수준인 1.8%를 기록했다. 국내은행 이자이익은 2009년 4분기부터 2012년 4분기까지 분기 평균 9조원을 상회하다가 2013년 8조원 후반대로 감소한 후 올해 1분기에는 2008년 평균 수준(8조6000억원)으로 뒷걸음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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