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자산매각으로 900억 쥔 한국화장품, 왜 급락?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14.07.3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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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측 "자산매각과 무관한 급등 후 거품빠지는 중, 단기차입금 상환에 매각대금 활용"

자산매각을 통해 대규모 자금유입이 기대되는 한국화장품 (6,680원 ▼90 -1.33%) 주가가 3일 연속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투자자 사이에서는 '대규모 자금유입'이라는 '재료'(주가변동을 초래하는 정보를 일컫는 속어)가 노출된 이후 주가가 조정된 것이라는 의견들이 나온다.

30일 오후 1시58분 현재 한국화장품은 20원, 0.61% 떨어진 3285원을 지나고 있다. 전날 3.78% 급락한데 이은 약세다. 지난 25일 3770원에서 사흘새 12% 이상 떨어졌다. 이같은 급락세는 대규모 자산매각을 발표한 지난 주 공시 이후 나타난 현상이다.



앞서 지난 25일 한국화장품은 재무구조 개선 및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서울 서린동 소재 서린빌딩과 대구 동인동 소재 사옥을 각각 873억원, 57억원에 매각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매각대금은 올 1분기 말 연결기준 한국화장품 총 자산의 82.1%에 이르는 규모다.

한국화장품은 2010년 4월 한국화장품제조(옛 한국화장품)에서 화장품판매와 부동산 임대사업부문이 분할신설된 회사다. 한국화장품은 총 자산 1088억원에 부채총계 885억원, 자본총계 203억원으로 부채비율이 436%에 이른다.



2010년 분할당시부터 지난해까지 4개 사업연도 연속으로 164억~199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 올 1분기에도 한국화장품은 35억8500만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해 적자기조가 지속되고 있다.

더구나 2010년 105억원이었던 단기차입금은 지난해 말 527억원으로 늘었고 이로 인한 이자비용 부담도 매년 22억~23억원에 달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자산매각을 통한 대규모 현금취득은 한국화장품에 호재거리임에 분명했다.

하지만 주가는 이미 미리 움직였다. 지난 10일 2065원이었던 한국화장품 주가는 18일까지 6거래일간 3번의 상한가를 포함해 연속으로 상승했고 이 기간 상승률은 95.64%에 달했다.


해당 6거래일간 한국화장품 일평균 거래량은 약 280만여주로 전일까지 올해 일평균 거래량(16만8000여주)의 16배를 웃돌았다. 이 기간 거래량 합계는 1679만5900여주로 한국화장품 상장주식 총 수(1606만8000여주)보다 더 많았다.

이달 들어 주가 급등락에 대해 인터넷 주주게시판에서는 자산매각 공시 이전에 급등했던 주가가 공시 이후 시세차익 매물 탓에 급락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한국화장품 관계자는 "이달 중순 주가가 올랐던 내용은 이번 자산매각과 관련이 없는 상태로 움직인 것"이라며 "M&A(인수합병) 등 근거없는 풍문들이 떠돈 데 따른 급등세였다"고 말했다. 즉 자산매각이라는 '재료'와 상관없는, 이유없는 주가급등이었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재무구조 개선목적으로 자산을 매각한 것인 만큼 매각대금 중 상당부분은 단기차입금 상환 등에 쓰일 것"이라며 "구체적 규모에 대해서는 아직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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