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세월호 침몰사고에서 생존한 단원고 학생들이 경기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사고 당시 상황을 증언한 뒤 귀가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2014.07.28
/뉴스1
28일 수원지법 안산지원 401호법정. 광주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임정엽)의 심리로 열린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단원고 학생 A양은 세월호 침몰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이렇게 떠올렸다.
아침 식사 후 방 안에서 잠을 자고 있던 A양은 배가 급격히 기울자 친구들과 함께 구명조끼를 나눠 입은 뒤 캐비넷 안으로 몸을 숨겼다. 선실에 물이 차올라 캐비넷 안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물이 점점 차올라 캐비넷이 뒤집어졌고, A양은 그 안에 갇히게 됐다.
이어 "숨을 쉴 수가 없고 발버둥밖에 안쳐져 진짜 살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들었다"며 "한 손으로 친구를 잡고 캐비넷을 쳐 빠져나왔다"고 설명했다.
친구들과 서로 끌어주며 밖으로 탈출한 A양은 "밖에 있던 해경은 (바다로)나가면 건져주긴 했지만 안으로 들어오진 않았다"며 "복도에서 '왜 들어오지 않느냐'고 애들끼리 얘기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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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직후 캐비넷에 있던 물건이 모두 쏟아지는 상황 속에서도 안내방송에는 '움직이면 위험하니 대기하라'는 말만 되풀이 됐다.
구명조끼를 입은 뒤 왜 바로 탈출하지 않았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A양은 "저희는 아무런 지식도 없고 사고 대처 교육을 받지 못항 상황에서 기다리라는 방송만 나왔다"며 "아무래도 승무원이나 선장이 저희보다 지식이 많으니 그 말만 믿고 계속 기다렸다"고 답했다.
이날 오전 안산지원에서는 단원고 생존학생 6명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뤄졌다. 학생들은 탈출 과정에서 선원들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한 채 서로 의지하며 배 안을 빠져나왔다. 이들은 모두 선원들을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재판부는 오는 29일에도 생존학생 17명에 대한 증인신문을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