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개편도 최경환식 경기활성화에 맞춰지나

머니투데이 세종=정진우 기자, 김민우 기자 2014.07.27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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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다음 달 초 발표할 세제개편안은 크게 가계소득·경기활성화와 세수확보란 두개 줄기로 이뤄질 전망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미 새 경제팀의 경제정책방향에 밝힌 것처럼 경기 활성화를 위해 가계소득 향상과 투자확대,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서다.

◇경기활성화 위한 세제지원= 최 부총리가 이끄는 경제팀의 정책 고민은 경기 활성화에서 시작된다. 경제정책방향에서 확실히 드러났듯 재정확장이 그 중심에 서 있다.



하지만 재정확장만으론 부족하다는 게 최 부총리의 판단이다. 세제혜택이 지원사격을 해줘야 시너지 효과가 난다는 것. 정부가 아무리 돈을 풀어도 그 돈이 가계로 흘러가지 않고, 선순환하지 않으면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얘기다.

정부가 서민과 중산층의 가계소득 증대를 위해 △근로소득 증대세제 △배당소득 증대세제 △기업소득 환류세제 등을 마련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가계와 기업에 세 혜택을 줘 돈이 경제주체들 사이에서 안정적으로 흐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세제상 혜택을 주면 기업이 근로자의 소득을 늘리면 세액공제를 해주고, 연기금의 배당 관련 주주권 행사 제약 요인을 해소해 기업의 배당을 촉진하고, 기업이 이익의 일정수준 이상을 인건비와 배당에 사용토록 유도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소비와 함께 내수의 한 축인 투자를 늘리기 위한 세제가 도입되는 것도 이번 세제개편의 중요한 포인트다. 산업재해 예방시설 등 안전설비투자 세액공제를 늘리고, 기업들이 근로자 복지투자를 많이 할 수 있도록 근로복지시설 투자금을 세액공제 대상으로 추가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이밖에 대·중소기업간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세제지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그동안 대·중소기업 상생협력기금 출연 시 조세특례제한법에서 규정한 용도로만 기금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세액공제 혜택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내년 중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 개정으로 영세 중소기업의 수요가 많은 단순설비까지 기금 사용이 허용될 예정이다.


기재부 고위관계자는 "지금처럼 활기를 잃은 경제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선 재정정책뿐만 아니라 세제에서도 과감한 정책이 필요하다"며 "내수활성화라는 이번 새 경제팀의 정책 목표에 맞게 확장적인 방향으로 세제개편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수부족 문제도 신경써야하는데...= 정부는 당초 이번 세제개편안을 준비하면서 각종 비과세·감면 제도를 정비하는 방식으로 세수 부족규모를 최소화할 계획이었다. 부족한 세수를 확충해야 실탄도 생기기 때문이다. 올해 일몰이 도래하는 비과세·감면 제도는 모두 53개로 7조8000억원에 달한다.

그런데 새 경제팀의 경제정책방향이 나오면서 이 같은 정책적 의지가 흐지부지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경기 활성화를 위해 세제혜택을 주면 세수 확보에 어려움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최 부총리는 이에 대해 "이미 정책목적을 달성했거나 정책효과가 미미한 제도, 과세형평을 저해하는 조세지출은 정비한다는 게 기본 골자다"면서도 "다만 대내·외 여건 등을 고려한 정책 추진을 위해 필요에 따라 현행 조세지출을 유지·확대하거나 새로운 제도를 신설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일몰이 도래하는 조세지출은 지속적으로 정비해나가면서도 '정책대응 강화 → 경제활성화 → 세수여력 확보'의 선순환을 만들려고 하는 최 부총리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세수 부족 문제를 지적한다. 경기가 안 좋아서 증세를 안 하겠다는 게 정부의 생각인데, 그렇게 되면 당분간 재정건전성은 상당히 훼손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경기가 나쁘면 재정 건정성을 희생하고, 지출을 늘려 경제활성화를 주장할 수 있지만, 경기 진단에 대한 차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한다는 논리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는 "경제정책방향을 보면 재정지출이 상당히 많고 내년도 본예산도 더 늘어날 것 같은데 그런 이유로 세수압박은 상당히 커질 것"이라며 "비과세·감면은 확대하고 지출은 늘려가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세입 환경은 운용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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