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중석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양천구 신월동 국과수 대회의실에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추정 시신 부검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과수는 25일 사체의 부검 결과를 발표했다. 국과수는 유병언의 치과 기록, 왼쪽 둘째 손가락 절단, DNA 검사 등을 근거로 사체가 유병언이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사체가 고도로 부패해 정확한 사인은 규명되지 않았다. 사체는 지난달 12일 순천 송치재 휴게소에서 2.5km 가량 떨어진 한 매실밭에서 발견됐던 바 있다.
사인이 드러나지 않자 다수의 누리꾼들은 검경과 국과수의 발표를 불신하고 각종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명쾌하게 설명되지 않고 미심쩍은 부분이 많다는 점에서다. 특히 소주병, 안경, 사체의 모습, 사체 주변의 풀 등이 '4대 미스터리'로 언급되는 중이다.
하지만 유 전 회장은 평소 술을 마시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소주병에 담긴 독극물로 유 전 회장이 자살했을 가능성도 제기했지만 국과수 조사 결과 사체는 독극물, 음주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안경의 행방은?=유병언은 평소 안경을 착용해 왔다. 그가 죽은 장소라면 당연히 안경이 있어야 하지만, 아직 발견되지 않아 논란만 키우고 있다.
24일 오전 사체가 발견된 장소 주변에서 검은색 뿔테 안경이 발견됐다. 그러나 이를 유 전 회장의 것으로 보기에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안경은 유 전 회장이 즐겨쓰던 반무테가 아닌 검은색 뿔테 제품였다. 매실밭의 주인 윤모씨(77)는 이 안경을 자신의 것이라 주장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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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의 사체로 밝혀진 시신의 모습/ 사진=SBS 방송 캡쳐
이윤성 서울대 법의학교실 교수는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유병언 사체의 자세에 대해 "대개는 약간 구부리는데 양 다리가 아주 쭉 뻗어 있다"며 "일부러 시체를 옮기느라고 발을 잡아서 생긴 것 같은데, 또 그 자리에서 사망했더라도 누군가가 이렇게 손을 조금 댄 것 같은 인상"이라고 말했다.
다만 저체온증으로 인한 심장마비로 사망할 경우 반듯한 자세로 발견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는 신체 중심 체온이 떨어져도 추위를 느끼지 못하기에 웅크리지 않고 편안한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사체 주위의 풀=발견된 시신 주변의 풀을 두고도 갑론을박이 벌어진다. 만약 유병언이 숨진 뒤 보름 이상의 시간이 지났다면 풀이 다시 자라야 하지만 발견 당시 누가 자리를 만든 듯 풀이 꺾여 있었기 때문이다.
주변 풀 색깔과 다를 바 없어 사체가 옮겨졌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체가 2주 이상 그곳에 있었다면 식물이 살아 있을 수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