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남 엄마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는 영어 문화역사 체험학습 '마리이야기'가 화제다. 한 해 2만명의 학생이 참가할 정도다. 주요 연령층은 초등학교 3학년에서 6학년 사이이며, 1개 과정 참가 시 총 12회의 당일 수업을 듣는 과정이 대표적이다. 아이의 여건에 맞게 최장 월 1회씩 1년간 참여할 수도 있다. 통상 보호자가 동행하므로 2명씩만 계산해도 마리이야기만으로 연간 48만회의 여행 창출 효과가 있는 셈이다.
학교와 학원에 매어 있어 여행은 커녕 휴일도 제대로 못 쉬는 것이 대한민국 학생과 학부모의 실태다. 그러나 여행에도 교육 요소가 가미되면 ‘마리이야기 사례에서 보듯이 상황은 180도 달라진다. 지역 명소를 우수한 교육여행 코스로 개발하면 전국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이 몰려드는 것이다. 아이에게 뜻 깊은 시간일 뿐 아니라 가족이 함께 하는 시간을 늘려주는 부수적 효과도 있다.
교육부도 지난 7월1일 '안전하고 교육적인 수학여행 시행방안'을 발표했는데 전교생이 참여하는 대규모 여행 대신 학생들에게 더 다양한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안전한 진행을 담보할 수 있는 소규모 테마 수학여행을 권장하고 있다. 수학여행 통합 정보 사이트 '창의인성교육넷'도 운영 중이다. 각 지역별 교육청에서 해당 지역의 관광 콘텐츠 중 교육여행에 적합한 것을 추천하고, 최적의 활용법을 공유하고 있다.
교과서와 연계해 지리기행 테마의 강원도 2박3일 코스는 ▷1일 영월 청령포, 별마로천문대 ▷2일 레일바이크, 화암동굴, 정동진 ▷3일 대관령옛길, 삼양목장, 월정사 코스가 대표적이다. 생태기행을 테마로 전라남도와 경상남도 연계 2박3일 코스도 다양하다. 교육부 관계자는 "농림부나 문화부 등과도 협력해 실질적으로 교육 효과를 배가할 수 있는 체험학습 프로그램 개발하고, 지역 단위로 우수프로그램의 성공 사례를 공유하는 정책을 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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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도 이 같은 교육 여행의 중요성을 주목하고, 학교 단위의 '맞춤형 체험여행' 지원사업을 적극 실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복수의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어 제시하면, 학생들이 이를 선택하고 희망 코스나 체험을 추가할 수 있다. 지난해 관광공사가 지원한 체험학습 여행 프로그램의 참가 학생은 총 1만5600명으로 1인당 2만원씩 총 3억1200만원을 지원했다. 관광공사는 올해 지원금을 1인당 3만원으로 늘렸고, 학생 20명당 안전요원 1명 이상씩을 의무 배치해 운영하고 있다.
관광주간 기간(9월25일~10월5일)에는 '올해의 관광도시'로 선정된 통영, 무주, 제천 학생 각 1200명씩을 다른 지역으로 갈 수 있도록 체험여행 기회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전교생 100명 미만 학교 대상으로 3000명을, 관광고등학교와 자유학기제 실시중학교 2400명 등 총 1만명 규모로 교육 체험여행을 지원할 예정이다.
한국관관공사 국민관광복지팀 서진만 과장은 "학생 맞춤형 체험여행 사업 같은 교육 여행은 양질의 프로그램를 공유해 학생들의 참여 열기가 높고 국내 여행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