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기가 50만원? 소리없는 선풍기 전쟁 '치열'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2014.07.23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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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뮤다·다이슨·한일전기 등 저소음 제품 '비교'

'더 조용하게~.'

프리미엄 선풍기 시장을 둘러싸고 '소리 없는'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소음을 줄이면서 전기 효율성을 높인 외산 고가 제품과 각종 편의성으로 무장한 국산 고가 제품들이 시장에서 격돌하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선풍기 시장은 연 판매량 400만~450만대 수준이며, 3만~5만원 수준의 저가 선풍기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10만원대 이상의 프리미엄 선풍기 시장은 약 5%인 20만~23만대 수준으로 추산된다.



특히 올해는 예년에 비해 무더위가 일찍 찾아 온데다, 불황 탓에 에어콘 사용에 따른 전기료 부담 등으로 선풍기를 찾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시장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선풍기 업체들도 디자인과 기능을 업그레이드한 프리미엄 선풍기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

발뮤다 선풍기 그린팬발뮤다 선풍기 그린팬


올해 시장 공략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50만원에 육박하는 고가의 선풍기를 내놓는 일본 브랜드 발뮤다다. 발뮤다는 지난해 국내에 첫 선을 보인 뒤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등으로 유통망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9개였던 백화점 지점은 올해 38개로 늘었다. '강남' 엄마들의 입소문이 돌면서 5월 한 달간 1000여대가 판매됐고 6월까지 두 달간 2100대가 팔렸다.



발뮤다의 그린팬 선풍기는 세계 3대 디자인상을 수상한 깔끔한 디자인을 내세운다. 일반 선풍기가 소음(35~45dB)이 큰 반면 그린팬은 DC 브러쉬리스 모터를 내장해 소음을 줄였다. 소음이 시계초침 소리보다 작은 13dB에 불과하다. 총 14개 날개, 2중 팬은 바람의 효율을 높여 좀 더 자연 바람에 가까운 느낌을 준다.

선풍기 다이슨 쿨선풍기 다이슨 쿨
2009년 국내 시장에 진출한 '날개 없는 선풍기' 다이슨은 소음을 과거 제품보다 최대 75% 낮췄다. 선풍기 '다이슨 쿨'(AM06, AM07, AM08)은 고리 모양의 루프 증폭기와 모터를 감싸는 모터 버킷을 재설계해 소음을 줄였다. 또 전력소비가 이전 모델 대비 최대 40% 낮춰 효율성을 향상시켰다.

다이슨 측은 올해 선풍기 등 매출이 전년대비 50%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 및 홈쇼핑 시장까지 진출했다.


국내 선풍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신일산업 (1,855원 ▲4 +0.22%)과 한일전기는 편의성을 살린 프리미엄 제품으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가격대는 외산 제품의 5분의 1 수준인 10만원대다.

한일전기는 저소음에 중점을 두고 설계해 21dB 수준의 '초초미풍 아기바람 선풍기'를 선보였다. 나뭇잎이 살짝 흔들릴 정도의 실바람과 비슷한 0.65m/s의 약한 바람을 제공해, 장시간 사용하더라도 체온저하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한일전기는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위해 배우 고소영을 모델로 기용했다. 이를 통해 국내산 선풍기는 저가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며 초도 물량의 90% 이상을 판매하는 기염을 토했다.

한일전기 '초초미풍 아기바람 선풍기'한일전기 '초초미풍 아기바람 선풍기'
신일산업은 외부 온도에 따라 풍속을 조절하는 에코(ECO) 기능을 갖춘 '인공지능형 선풍기'를 내놓았다. 또 어린들이 회전하는 선풍기의 안전망에 손을 가져다 대면 회전을 멈추는 '터치센서'를 내장한 제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신일산업 관계자는 "저가의 중국 제품들과 차별화되는 선풍기를 개발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며 "통상 선풍기의 교체 주기가 2년이라는 점에서 프리미엄 시장이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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