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랜드, 다음 목표는 '미샤'…인수 실사 진행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엄성원 기자 2014.07.23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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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경 부회장, 의류+뷰티로 패션사업 완성 승부수

이랜드그룹이 화장품 브랜드숍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국내와 중국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굳힌 패션사업과 신규사업인 화장품·뷰티사업을 접목해 글로벌 패션·뷰티 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22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그룹은 최근 삼일PwC에 에이블씨엔씨에 대한 실사를 의뢰해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랜드그룹이 인수를 목적으로 에이블씨엔씨에 대한 기업실사를 요청해 관련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번 실사는 에이블씨엔씨의 의사와 별개로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블씨엔씨는 '미샤'와 '어퓨'를 운영하는 화장품 브랜드숍 업체다. 국내 최초의 화장품 브랜드숍으로 2000년에 설립된 이후 10년 넘게 승승장구했지만 경쟁 심화로 올 1분기 영업적자를 내면서 성장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09년에 LG생활건강에 인수된 더페이스샵과 업계 1, 2위 경쟁구도에서 밀리고 있는데 이어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에도 쫓기면서 재무적 뒷받침이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랜드그룹은 올초 화장품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은 지난 4월 기자간담회에서 "좋은 회사가 나타나면 M&A(인수합병)를 통해 화장품 사업에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정상에 오른 패션의류에 화장품사업을 더해 패션사업 구도를 완성시키겠다는 게 이랜드의 구상이다. 이랜드는 그동안 백화점·아울렛·외식으로 사업을 확장한 데 이어 최근 호텔·문화·레저사업에도 손을 댔다. 포화상태인 국내 화장품시장을 벗어나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시장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유통망을 갖고 있다는 점도 이랜드가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다.

화장품시장 진출을 이끌고 있는 박 부회장은 이랜드그룹 창업주인 박성수 회장의 동생으로 그룹 내 서열 2위다. 대외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 박 회장을 대신해 그룹의 얼굴 역할을 맡고 있다.

업계에서는 박 부회장이 8년 전 부회장직에 오르기 전부터 20여년 동안 경영일선에서 박 회장을 보좌하며 이랜드를 국내 정상의 패션회사로 성장시킨 장본인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사업과 M&A(인수·합병)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면서 사실상 전문경영인으로 패션·유통·레저 등 사업 전반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한편 이랜드측은 "화장품업체 인수를 검토하는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업체를 선정하고 협상을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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