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 '비장의 카드' 자구계획안 어디까지 왔나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2014.07.13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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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발표 이후 진척 상황은..발전당진 '흥행몰이', 익스프레스·특수강 매각 마무리

동부제철 인천공장 전경동부제철 인천공장 전경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재계 18위권의 동부그룹이 지난해 11월 '비장의 카드'로 내놓은 고강도 자구계획안이 한동안 지지부진 하더니 다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특히 동부제철이 채권단과 공동관리(자율협약)에 들어가고, 동부발전당진 인수전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계획안이 한층 탄력을 받게 된 모양새다.



지난해 11월 전격 발표된 이 계획안은 일부 계열사 매각 및 핵심 계열사 자산들을 매각해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일단 매각 대상으로 거론된 자산은 △동부제철 인천공장(동부인천스틸) △동부제철 당진항만 △동부발전당진 지분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동부하이텍 △동부메탈 △동부팜한농 유휴부지 등이다.



이와 함께 김준기 회장이 1000억원의 사재를 출연하고 △동부제철 유상증자와 △동부특수강 IPO(기업공개) 등의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해 총 3조원의 실탄을 갖춰 유동성 위기를 뚫고 나가겠다는 복안이었다.

당초 지난달 동부제철 (6,900원 ▼30 -0.43%) 패키지(동부제철 인천공장+동부발전당진)를 매각하려했지만, 포스코가 이를 포기하면서 난항을 겪는 듯 보였다. 동부제철 매출의 37%를 차지하는 인천공장은 자구계획안의 핵심 매물이어서 시장의 우려가 컸다.

하지만 다행히 동부제철은 지난 7일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자율협약에 극적으로 합의했고 만기 회사채 1100억원 상환 부담이 사라졌다. 일단 급한 불은 끈 셈이다. 채권단은 3~4개월의 실사를 거쳐 정상화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동부그룹 '비장의 카드' 자구계획안 어디까지 왔나
그룹의 또 다른 핵심 자산인 동부발전당진는 '희망 메신저'가 되고 있다. 개별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데, 인수전이 가열되면서 분위기 반전의 계기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올해 말부터 전력생산이 가능하고, 화력발전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매물이라는 매력 때문에 GS EPS와 SK가스, 대림산업, 대우건설, 삼탄, LG상사 등 6개 대기업이 인수전에 뛰어들고 있다. 때문에 잠정 매물가도 4000억~5000억원대까지 치솟는 상황이다.

동부익스프레스와 동부특수강도 매각 마무리 수순으로 접어들었다. 동부건설은 지난 5월 KTB 프라이빗에쿼티(PE)와 동부익스프레스 전체 지분을 3100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본 계약을 체결했다. 동부특수강도 산업은행 사모펀드(PEF)가 11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계획안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비금융계열사의 지주사격인 동부CNI는 이달 만기가 도래하는 500억원의 회사채 상환을 위해 회사 보유의 동부팜한농 주식(2267만8800주)을 김 회장의 자녀인 김주원씨과 김남호씨에게 635억원에 매각하기도 했다. 동부CNI는 금융IT와 전자재료 부문도 매각할 방침이다.

동부그룹은 올 연말까지 약 3000원대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할 예정인데, 동부발전당진 흥행 호조 등으로 걱정을 덜 수 있게 됐다.

동부당진항만은 산은 PEF가 1500억원에 사려고 했으나, 매각 방침을 철회하고 담보대출로 전환한 상태다. 동부하이텍(지분 37.29%)과 동부메탈(지분 70.8%)의 매각 작업도 현재 조용하지만, 향후 동부제철 자율협약 과정에서 조율이 될 전망이다.

한편 김 회장의 사재 출연 부분의 경우 채권단과 방식을 둘러싼 논란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신규 자금을 추가 지원하는 만큼 아들 김남호씨의 동부화재 지분 14.06%를 담보로 제공해야 한다고 김 회장 측을 압박하고 있지만, 동부 측은 "금산분리를 확실히 하고 있어 남호씨의 동부화재 지분은 비금융계열사의 위기와는 관계없다"며 맞서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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