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전 새누리당 의원은 9일 국회를 찾아 "선당후사의 자세로 열심히 하겠다"고 동작을 출마를 공식화했다. 전날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나 전 의원 사무실을 직접 찾아갈 만큼 공을 들인 결과다.
양당 지도부는 동작을만큼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본다. 여당은 서울시장 선거를 위해 사퇴한 정몽준 전 의원 지역구를 회복, 서울 의석수를 유지해야 한다. 반대로 야당은 이곳을 탈환, 정국 주도권을 쥐겠다는 복안이다.
이에 따라 동작을 공천과정은 여야 지도부의 정치력 대결 무대가 됐다. 각 당은 예상 후보를 이리저리 맞춰가며 가상대결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한 쪽이 후보를 먼저 결정하면, 상대는 최적의 대항마를 내세울 수 있으므로 누가 먼저 패를 꺼낼지 타이밍이 관건이었다.
김 전 지사가 출마를 고사하면서 새정치연합엔 금태섭 카드가 떠올랐지만 당내 반발여론을 넘어서지 못했다. 김한길·안철수 지도부는 결국 광주 광산을에 이미 선거사무소까지 낸 기동민 전 서울부시장을 동작에 끌어올리는 초강수를 뒀다. 기 전 부시장은 박원순 서울시장 측 핵심인사다. 당에선 허동준 동작을 지역위원장을 비롯, 다른 지역 원외위원장들이 강력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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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변수'는 여야 계산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 야권에 '고정팬'을 지닌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이 선거를 완주하면 야당표 분산이 불가피하다. 새누리당도 이 경우 승산 있다는 표 계산을 마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공천이 엎치락뒤치락한 결과, 지는 쪽은 공천 책임론 등 거센 후폭풍을 맞을 준비를 해야 한다. '15곳 중 하나'로 의미를 축소하기엔 이미 동작을 재보선의 정치적 위상이 너무 커졌다.
윤희웅 민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은 "동작구가 보여온 표심을 감안하면 여야 양자구도인 경우 야당 후보가 선거를 주도할 수 있다"며 "3자구도이면 여당에게도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또다른 대진표가 이날 확정됐다.새정치연합은 대선기간 국정원 댓글사건의 한가운데 있던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광주 광산을에 공천했다. 권 전 과장은 출마를 고심하던 지난 3일 머니투데이와 만나 "정치에 대해 환멸을 느꼈지만 희망을 본 건 사실 안철수 의원이었다"며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자기 일을 하면서 원칙을 지킨다는 면에 믿음이 갔다"고 말했다.
수원병(팔달)에선 수원지검 부장검사 출신인 김용남 새누리당 후보와 손학규 새정치연합 상임고문이 격돌한다. 새누리당은 수원을(권선)에 정미경 전 의원, 수원정(영통)에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을 공천했으나 새정치연합은 두곳 전략공천을 고심 중이다.
경기 평택을에선 국회 보좌관 출신 유의동 새누리당 후보와 정장선 새정치민주연합 전 의원, 경기 김포에선 홍철호 새누리당 후보와 김두관 새정치연합 상임고문이 각각 나선다. 전남 순천·곡성에선 이정현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서갑원 전 새정치연합 의원이 이른바 '왕의 남자' 대결을 펼친다.
새누리당은 충남 서산태안에 한상률 전 국세청장을 공천하려 했으니 권력형 비리 연루에 대한 반발여론이 있어 공천을 철회했다. 그대신 김제식 전 서울지방검찰청 부장검검사를 공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