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보이' 출신 이파니, 땡처리로 하루 매출 3000만원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2014.07.02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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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CEO]나이키 등 패션 상설할인매장 운영

플레이보이 모델 출신 방송인 이파니가 패션 상설할인매장을 운영하는 의류사업가로 변신했다. 대중은 그녀의 출신을 들어 화려한 패션사업을 떠올리기 쉽지만, 정작 그녀는 의류나 신발을 70~80% 할인해 판매하는 전문점을 선택했다.

'플레이보이' 출신 이파니, 땡처리로 하루 매출 3000만원


1일 경기도 하남시 논노상사 본사에서 만난 이파니 대표는 "돌아보니 이파니하면 플레이보이 모델 출신이라는 것밖에 없었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 나니 자리를 안 잡으면 큰일 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지난해 홈쇼핑 시장을 겨냥해 자신의 이름을 내건 패션 브랜드 개발을 고민했다. 그러다 우연히 정상가의 70~8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의류 할인 시장을 접했다. 대부분 지하철역이나 빈 상가에서 단기간 장사를 해 ‘땡처리’로 불리던 사업이다.

이 대표는 "제 패션 감각으로 옷을 골라 판다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연예인이 이 사업을 한다는 신기함 때문인지 뚫기 힘들다는 나이키로부터 물건을 공급받게 된 점도 큰 기회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존의 의류 할인 사업자들과 동일한 방식은 통하지 않았다. 경기 불황에 백화점들도 '땡처리 할인행사'를 앞다퉈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 길거리 할인매장은 사이즈가 다양하지 않다는 부정적 인식도 많았다.

그녀는 우선 올해 3월 의류 유통업체인 논노상사를 인수했다. 1990년대 국내 대표 의류 기업이었던 논노를 떠올릴 수 있는 이름이고, 롯데마트 등 각종 할인점에 공급이력이 있어 사업 확장에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어 5억원을 투자해 나이키, 르까프, 머렐, 케이스위스 등의 할인 상품을 대거 사들였다. 포털사이트에서 20~40대가 많이 검색하는 인기 상품에 무게를 두고 이 대표가 직접 일일이 매장을 찾아다니며 제품을 구매했다.


주안 매장에서 의류를 정리하고 있는 이파니주안 매장에서 의류를 정리하고 있는 이파니
대규모 구매 덕분에 인기가 많은 재고 1년차 상품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이즈 라인업을 갖출 수 있게 됐다. 이 대표는 "경쟁업체 대비 2배 규모의 물건을 사들여 규모의 경제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지난 4월 인천 주안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매장 확대에 나섰다. 단기간 판매가 아니라 1년 이상 꾸준히 장사하는 상설할인매장 형태를 추구했다. 현재는 서울 금천구 독산동의 매장과 잠실 롯데마트 등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일 매출도 약 3000만원 수준까지 늘었다.

이 대표는 “주안 매장은 나이대가 높아 골프웨어가, 독산동 매장은 학생층이 많아 스포츠 용품이 인기가 높다“며 "지역별로 타깃이 다른 상품을 구비하고 선순환시켜 재고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제 상설할인매장의 브랜드로 ‘몰파니’를 내세울 계획이다. 이파니가 선택한 믿을 수 있는 상품이란 믿음을 주기 위해서다. 그녀는 판매되는 나이키 제품은 모두 수리가 가능한 나이키 코리아의 정품이라고 강조했다.

또 행사 매출의 일부는 한국신체장애인복지회와 한국장애인소상공인협회와 손잡고 장애우들의 복지를 위해 기부한다. 엄마의 마음으로 사회와 수익을 나눠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그녀는 전했다.

이 대표는 "장소가 협소하더라도 유동인구가 많다면 편집숍 개념으로 매장을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땡처리’가 아닌 ‘착한 판매’로 누구나 만족할 수 있는 매장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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